유럽의회(MEP)는 에너지 산업, 특히 화석 연료를 대상으로 하는 메탄 배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찬성 499표 대 반대 73표, 기권 55표로 압도적으로 채택됐다. / 유타 파울루스 의원 트위터
유럽의회(MEP)는 에너지 산업, 특히 화석 연료를 대상으로 하는 메탄 배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찬성 499표 대 반대 73표, 기권 55표로 압도적으로 채택됐다. / 유타 파울루스 의원 트위터

지난 9일(현지시간) 유럽의회(MEP)는 에너지 산업, 특히 화석 연료를 대상으로 하는 메탄 배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찬성 499표 대 반대 73표, 기권 55표로 압도적으로 채택된 이 규제는 전 세계 총 배출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메탄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유럽연합 최초의 법안이 될 예정이다. 이제 입법안 최종안을 놓고 시의회와 협상을 하게 되며, 이후 새로운 법안이 제정된다. 

앞으로 제정될 법안은 석유, 가스, 석탄 부문에서 발생하는 직접적인 메탄 배출과 가스 네트워크에 주입된 바이오메탄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에 통과된 새로운 규정은 EU가 발표한 입법 패키지 ‘핏포55(Fit for 55)’ 의 로드맵 일부다. 핏포55는 2030년까지 EU 의 평균 탄소 배출량을 1990년 기준 55% 수준까지 줄인다는 정책안을 말한다.

유럽의회는 EU 집행위원회가 2025년 말까지 모든 관련 부문에서 EU 메탄 배출량에 대한 구속력 있는 2030년 감축 목표를 제안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회원국은 국가 메탄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메탄 누출 감지 및 수리 의무 강화돼

국제 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에 따르면 에너지 산업은 농업 다음으로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IEA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에너지 산업에서 1억 3500만 미터톤의 메탄이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과 미국은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30% 줄이겠다는 국제적 약속인 글로벌 메탄 서약(Global Methane Pledge)을 주도했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메탄 누출이 문제시 되어왔다. 

IEA는 지난해 화석연료 기업이 벌어들인 수입의 3%만 투자하면 에너지 산업 분야의 메탄 배출량을 약 7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후 EU 집행위원회는 석유, LNG 기업이 메탄 누출을 막기 위해 인프라를 점검하도록 규제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이번 법안에서도 이른바 ‘깜깜이 누출’을 막기 위해 메탄 배출을 측정, 보고,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사항, 메탄 누출을 감지하고 연소를 제한하는 규칙, 메탄 배출에 대한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모니터링 등이 요구됐다. 

운영자는 이 규정이 발효된 날부터 6개월 내에 관련 국가 기관에 메탄 누출 감지 및 수리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또한, 이전에 EU 위원회에서 제안한 것보다 더 빈번한 누출 감지 및 수리 조사 항목이 추가됐다. 유럽의회는 메탄 누출이 감지된 직후 늦어도 5일 이내에 메탄 누출이 발견된 모든 구성 요소를 수리하거나 교체하도록 규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법안은 2025년까지 배수관에서 배출되는 메탄과 2027년까지 환기구에서 메탄이 환기 및 연소되는 것을 금지해 탄광 근로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유럽 연합 국가들이 버려진 탄광과 비활성 가스 및 유정에 대한 완화 전략을 수립하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녹색당의 유타 파울루스(Jutta Paulus) 의원은 “메탄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없다면 유럽은 기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당 트위터
녹색당의 유타 파울루스(Jutta Paulus) 의원은 “메탄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없다면 유럽은 기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당 트위터

 

수입된 화석 연료도 해당

유럽의회는 수입된 화석 연료에 대해 확장된 규정도 제시했다. EU 내에서 소비되는 석유 및 가스의 80% 이상이 수입되는 까닭이다. 유럽의회는 새로운 규정을 통해 2026년부터 수입된 화석연료 에너지가 규정의 요구 사항을 충족한다는 것을 입증할 의무를 석탄, 석유 및 가스 수입업체에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단, 비슷한 메탄 배출 요구 사항이 있는 국가에서 수입할 경우 이 의무에서 면제된다.

녹색당(Group of the Greens)과 유럽자유연합(European Free Alliance)의 유타 파울루스(Jutta Paulus)는 “메탄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없다면 유럽은 기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며 귀중한 에너지는 계속해서 낭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량의 4분의 3은 대규모 투자없이 간단한 조치를 통해 줄일 수 있다. 유럽은 연소하는 화석 연료의 80% 이상을 수입하므로 에너지 수입으로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반대하는 의견도 있어

모든 유럽의회 멤버들이 파울루스의 초안에 만족한 것은 아니다. 중도우파 유럽인민당(EPP)과 극우정당 ID(Identity and Democracy) 그룹에 소속된 소수의 유럽의회 의원들은 규제 초안을 약화시키기 위해 수정안을 제출했다. 

수정 사항에는 메탄 누출에 대한 에너지 인프라 검사 빈도를 줄이고 수입업체가 유사한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임곗값을 낮추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ID 정당 소속 이탈리아 유럽의회 실비아 샤르도네(Silvia Sardone) 의원은 "사회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생각했을 때 기술적으로 부당하고 과도한 요구 사항”이라며 초안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표결 결과 수 과반수를 넘지 않았고, 결국 부결됐다.

샤르도네 의원은 유럽 환경미디어 유랙티브(EURACTIV)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안한 수정안 중 어느 것도 승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법안은 해당 분야의 기업에게 과장되게 이념적이고 매우 징벌적이다. 최종 사용자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밖에 없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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