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 보스 투자관리 책임자, "민간섹터 표준들이 국제회계기준(IFRS) 등과 병합하면 이상적"
“기업들이 저탄소 경제로 제대로 가고있는지 잘 추적할 수 있도록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 회계규칙과 표준을 조화롭게 정비하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투자관리 책임자인 샌디 보스(Sandy Boss)는 14일(현지시각) ‘로이터 ESG 북미컨퍼런스’ 인터뷰에서 “투자자와 기업 모두를 위한 공통의, 비교가능한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블랙록은 7조8000억달러(8900조원 가량)의 자산을 운용한다. 샌디 보스씨는 블랙록의 글로벌 투자책임자로, 블랙록의 투자 스튜어드십을 이끌고 있으며, 맥킨지와 영국은행 등에서 일했다.
현재, 기업 공시를 둘러싼 규제와 규칙은 전세계적으로 매우 다양하며, 유럽의 경우 ‘비재무보고지침(Non-Financial Reporting Directive)’이 그 역할을 해왔다. 보스 씨는 “유럽의 경우, 정부가 ‘녹색금융’과 관련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 것이 확실이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EU의 규정이 명확하지 않고 기업을 충분히 커버하지 못한다는 비판 속에 현재 EU는 규정을 재정비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마크 카니 전 영국은행 총재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기후변화의 리스크(위험) 구조를 파악하고 이를 완화하도록 돕는 ‘기후변화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를 적극 지지한다. 현재 유엔 기후특사로 활동하고 있는 카니 특사는 2021년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차기 ‘글로벌 기후회담’을 앞두고 모든 기업에 TCFD 지침 이행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을 정하는 대표적인 두 기관인 ‘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SASB)와 ‘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GRI)’ 등 외에도 몇몇 민간 부문 이니셔티브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보스 씨는 “지난 2년간 TCFD 지침을 따르는 기업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하고, SASB 표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민간의 (지속가능성) 표준 영역이 올해 실질적인 도약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SASB, GRI와 3개그룹(CDSB, IIRC, CDP)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방식이 너무 많다는 비판에 따라 ‘포괄적인 기업 공시 시스템(comprehensive corporate reporting system)’을 개발하기 위한 협력을 발표했다. 140여개국에서 사용되는 회계규칙을 정하는 국제회계기준(IFRS) 또한 지난달 글로벌 표준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회계기준(IFRS)이 지속가능성 표준을 도입하려는 노력은 정말 훌륭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민간섹터의 표준들이 그러한 표준 제정기관 하에 병합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렇게 해야 기업이 지속가능성 리스크 관리 비즈니스 모델 전환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스씨는 “기업은 너무 많은 요구사항을 관리하는데 시간을 쓰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현재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4년 가까이 GRI를 이끌었던 팀 모힌(Tim Mohin) GRI 대표는 15일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팀 모힌은 인텔, 애플 등에서 지속가능경영 최고책임자를 역임하며 국내에도 ‘기업을 바꾸는 CSR 리더’라는 책을 내며 방한하기도 했다. 리더십의 변화가 GRI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