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니 그룹의 홈페이지
  아다니 그룹의 홈페이지

인도 최대 에너지기업인 아다니 그룹의 계열사 3곳이 UN이 지원하는 기후 그룹의 지지를 잃어서 인도의 에너지 전환에서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야심에 타격을 입었다고 9일(현지시각) 인디아타임즈, 포브스 등이 전했다. 

이번에 퇴출당한 아다니 그룹의 계열사 3곳은 아다니 그린(Adani Green), 아다니 트랜스미션(Adani Transmission Ltd.), 아다니 포트앤스페셜이코노믹존(Adani Ports & Special Economic Zone Ltd.)이다. 이 3개사는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이하 SBTi)'가 발표한 ‘행동을 취하는 기업’ 목록에서 4월 말에 삭제됐다.

UN이 후원하는 SBTi는 기업들이 지구 온난화를 제한하는 파리 협정의 목표와 일치하도록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과학기반 목표를 세우는 것을 돕는다. 

 

SBTi, "퇴출된 계열사가 요구 사항을 준수하지 않아서 퇴출"

SBTi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SBTi는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하고 제출된 정보를 기반으로 내부 평가를 수행했으며 관련 회사가 이니셔티브의 표준 및 정책 요구 사항을 준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퇴출 이유를 설명했다.

포브스에 의하면, SBTi 목록에서 제외되면 상장된 3개 계열사가 ESG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게 됨으로써 현재 공매도그룹인 힌덴버그에서 제기한 아다니 그룹의 사기 의혹과 더불어 아다니 그룹의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수익성 개선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주가가 급등세를 지속하자 뉴욕 소재의 공매도 전문 행동주의 리서치 회사인 힌덴버그(Hindenburg) 리서치가 조사에 나섰다. 힌덴버그는 2년간 면밀한 탐색 조사에 나섰고 최근 아다니 그룹의 주가가 터무니없이 고평가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자들은 SBTi의 인증을 얻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아다니 이름을 가진 주식은 올해 2월 초에 500개 이상의 ESG 펀드에 등장했다.

하지만 같은 달, 아다니 그룹은 논란이 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탄광개발인 카마이클(Carmichael) 탄광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계열사 아다니 그린의 주식을 담보로 사용하고 있다는 파일이 공개됐다. 감시 단체들은 "ESG 투자자들이 아다니 그린 투자를 통해 의도치 않게 화석 연료에 자금을 투자했을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이번에 SBTi의 인증을 잃는 것은 또 다른 장애물이라고 지적한다. 

 

아다니측 "다시 복귀할 수 있다"고 낙관

아다니 그룹은 "SBTi에서의 퇴출을 정당화해달라고 요청했으며 SBTi가 검토하고 결정을 번복할 것"이라며 "낙관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다니 그룹의 대변인은 "계열사 3곳 중 어떤 회사도 석유, 천연 가스, 석탄 또는 다른 화석 연료의 탐사, 추출, 채굴과 생산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세 회사 모두 "공개 상장 독립 기업"이며, SBTi와 계약한 후 "저탄소 전환 계획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그룹은 새로운 녹색 에너지 프로젝트를 위해 약 8억 달러(약 1조원)를 조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는 억만장자인 고탐 아다니(Gautam Adani)가 자신의 대기업을 세계 최대 재생 에너지 생산업체이자 녹색 데이터 스토리지의 선두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것이다.

아다니 그린 에너지는 지난 주 4분기 수익이 급증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아다니 그룹이 공매도업자의 공격으로 인한 피해에서 회복하고 있다는 징후로 보는 견해도 있다. 

한편, SBTi는 "석유, 천연 가스, 석탄 또는 기타 화석 연료의 탐사, 추출, 채굴 또는 생산에 직접 관여하는" 회사를 제외한 조직의 화석 연료 정책 업데이트 후, 아다니 그룹의 계열사 3곳을 포함해서 최소 16개의 기업을 목록에서 삭제했다.

다만, 아다니 그룹의 계열사인 암부자(Ambuja) 시멘트 유한회사와 ACC 유한회사는 SBTi가 단기 목표를 검증하고 SBTi 목록에서 위치를 유지했다.

지난 3월 21일, 비영리 단체인 에코(Eko)와 마켓 포스(Market Forces)는 SBTi에 목록에 있는 5개의 아다니 그룹 계열사의 자격을 검토해줄 것을 SBTi측에 공식 요청했다.

이 서한은 "그룹의 상호 연결된 재무적 성격", 기업 지배구조와 화석연료 확장 계획에 대한 "명백한 무시"를 검토 요청의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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