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국내 증권유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TCFD에 가입했다. 지난 5월 환경부가 정부 부처 최초로 지지한 이후 정부유관기관으로서는 첫 선언이라 의의가 크다. 국내의 경우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포스코, SK하이닉스 등 상장기업 중심으로 1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는 기후변화 관련 정보공개 방안 마련을 목적으로 2015년에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협의체인 금융안정위원회(FSB) 주도로 창설됐다. 현재 37개국 1500여개 기관이 TCFD 서포터즈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제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TCFD는 국제표준으로 부상했다. 

거래소 측은 “세계적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고려한 ‘ESG 투자규모’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ESG 정보공개 및 책임투자 활성화를 위한 거래소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거래소의 TCFD 지지선언은 국내 자본시장의 환경정보공개 확대 출발점으로서 녹색 성장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이와 같은 흐름에 발맞춘 꾸준한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6월에는 국내에서 발행된 ESG 채권에 관한 정보를 공시하는 사회책임투자(SRI) 채권 전용 세그먼트를 오픈한 바 있다. 또한 지난달 초에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발표한 ‘KRX BBIG K-뉴딜지수’ 5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KRX ESG Leaders 150’ ‘KRX Governance Leaders 100’ ‘KRX Eco Leaders 100’ ‘KRX ESG 사회책임경영지수(S)’ ‘코스피 200 ESG 지수’ ‘코스닥 150 거버넌스 지수’ 등 ESG 관련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S&P다우존스와 협업해 다음달 중순쯤 ‘탄소효율 그린뉴딜지수’도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들이 제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얼마나 적게 하는지 평가해 이를 지수화한 것이다. 매출 단위당 탄소배출량을 점수화해 탄소효율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탄소배출권 등 테마별로 세분화해 지수를 매겨, 투자자들이 쉽게 ESG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거래소는 ▲ESG 전담팀 신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촉진 등의 사업을 진행해왔다. 한국거래소는 지배구조 공시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 공시는 전년 대비 7% 증가하기도 했다. 

메리 샤피로 TCFD 특별고문이 축사를 보냈다/한국거래소 갈무리
메리 샤피로 TCFD 특별고문이 축사를 보냈다/한국거래소 갈무리

이와 관련, 메리 샤피로 TCFD 특별고문(Mary Schapiro, 前 미국 SEC 위원장)은 한국거래소의 가입을 환영한다는 축사를 보냈다. 샤피로 고문은 “투명한 정보 공시를 통해 투자자들과 대출기관들은 기후변화 리스크를 정확히 반영해 더 현명한 자본배분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한국은 기후변화 금융 리스크 관리에 있어 글로벌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자원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의 경우 런던거래소(LSE) 프리미엄시장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TCFD 권고안에 따른 정보공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에서도 공공 및 민간섹터에서 기후변화 정보 공개 움직임이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