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은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제품이나 서비스를 친환경으로 거짓 홍보하는 것이다/유니버셜
그린워싱은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제품이나 서비스를 친환경으로 거짓 홍보하는 것이다/유니버셜 미디어

 

ESG 투자 자산 규모는 지난 4년 동안 약 2배 이상 증가해 2020년 총 40조5000억 달러로 증가했다. 기업의 가치평가와 투자에 있어 ESG 성과가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지속가능성 성과 판단이 그 어느때보다 신중해져야 하는 시점이다.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성과를 거짓되거나 과장 보고함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린워싱은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제품이나 서비스를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라고 홍보해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브랜드나 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린워싱 행각으로 발각돼 벌금이나 소송을 받은 그린워싱 대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팜유 연료를 '녹색' 연료라고 속인 애니, 5백만 유료 벌금 부과

이탈리아의 국영석유기업 에니(Eni)는 팜유(palm oil) 기반 친환경 연료 ‘디젤+’에 대한 과장 마케팅으로 500만 유로(67억 6735만 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소비자∙환경∙캠페인 비영리단체는 지난해 2월 “애니가 광고한 디젤+는 수송용 경유인 제품으로 오염 정도가 심하기 때문에 ‘녹색’으로 간주될 수 없다”며 “삼림파괴를 유발하는 팜연료를 '친환경 연료'라고 잘못 광고했다”고 신고했다.

이탈리아 경쟁 및 시장 당국은 이후 애니에게 500만 유로의 거대 벌금을 부과했으며 광고를 집행하지 말라는 결정을 내렸다. 당국은 “연료가 재생가능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감축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해 소비자들을 속였다”며 “연료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평균 5%에서 최대 40% 감소한다고 했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명분이나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애니는 이를 재생가능한 녹색 연료라고 주장했지만 실은 식물성기름(HVO) 성분인  연료를 ‘녹색’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과대한 광고”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팜오일 성분을 사용하는 것은 간접 배출을 야기하기 때문에 이를 ‘녹색’이나 ‘재생가능’이라고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에서 두 번째로 큰 야자유 바이오디젤 생산국이다. 2018년 이탈리아로 수입된 야자유 및 파생상품의 절반 이상(54%)이 바이오디젤 제조에 사용되었다. 지난해 EU로 수입된 야자유 중 53%는 자동차와 트럭용 바이오디젤을 만드는데 사용되었고, 12%는 전기와 난방을 생산하는데 사용되었다.  

유럽연합은 지난 3월 "야자유는 녹색연료가 아니며 삼림벌채를 유발하기 때문에 사용을 장려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했으며 2030년까지 야자유 기반의 바이오디젤을 단계적으로 폐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U 경유 생산을 위한 야자유 사용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할 예정이다. 

 

환경친화적 제품이라고 허위 광고한 SC존슨

지난해 SC존슨은 전 세계 100% 재활용된 해양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정용 세척 제품을 출시했다. 대표적인 생활용품 브랜드 중 하나인 윈덱스(Windex) 세척 제품 800만 대를 타겟(target)과 월마트(Walmart) 등 소매업체에 판매할 계획이었다.

존슨은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 출시한 유리 세정제 병은 완전히 재활용된 해양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무독성 병”이라고 설명했다. 비영리단체 플라스틱 은행(Plastic Bank)과 협력하여 아이티,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을 활용해 제품을 공동 출시했으며, 일부 수익금은 조달 받은 국가의 지역사회 개발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윈덱스 제품을 환경 친화적이라고 허위 광고한 혐의로 캘리포니아와 위스콘신에서 두 건의 고소가 제기되었다. 고소 내용은 윈덱스 제품은 자체 개발되었음에도, 마치 제3자에 의해 친환경 인증을 받은 것처럼 보이는 '그린리스트(greenlist)' 로고를 사용한 것은 소비자들의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환경친화 제품이라고 제대로 증명되지 않으면서 자체적으로 이 같은 로고를 쓴 것이 문제였다.

존슨은 이에 대해 "윈덱스 제품이 올바른 공정에 따라 생산되었으며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했음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며 "다른 화학제품들도 이 과정으로 생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린리스트 로고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윈덱스 제품은 '비독성'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품 성분에 사람, 동물, 환경에 해로운 화학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이유로 소송 결과 "환경 관련 메시지를 전달하는 광고주는 소비자가 제3자 인증으로 착각할 수 있는 표시나 기호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SC존슨 회장 겸 CEO인 피스크 존슨(Fisk Johnson)은 현 제품에 그린리스트 로고를 전면 사용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윈덱스를 녹색 제품이라고 홍보했지만 구체적으로 투명성 있기 밝히지 않았다"며 "녹색리스트 로고로 인해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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