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과 일본, 한국, 이탈리아, 캐나다, 영국 등은 지난 11일, 재생에너지 공급망을 다양화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과 관련이 깊은 G7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이 전기자동차, 태양광 패널 등 핵심 소재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가 커진 데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
공급망 강화 파트너십(The Resilient and Inclusive Supply-chain Enhancement) 이른바 RISE는 핵심 광물의 공급망 다양성을 늘리기 위해 세계은행 내 기금을 마련하고, 현재 공급망에 사용되는 원자재를 주로 생산하는 신흥 국가가 해당 원자재를 처리하고 최종 제품을 조립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할 수 있도록 재정적,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계은행의 성명에 따르면 일본과 파트너국의 기부금을 포함해 총 초기 기부금은 4000만달러(약 536억원) 이상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제이 방가(Ajay Banga) 세계은행 총재는 RISE 출범 행사에 참석해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태평양 전역의 개발도상국들은 재생에너지를 위한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망을 따라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광물 처리 및 제조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우리의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스즈키 순이치(Suzuki Shunichi) 재무장관은 "이 기금에 총 2500만달러(약 335억원)를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한국의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 계획이 한국 제조업체에 중요한 광물 공급망을 둘러싼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이 기금에 300만달러(약 40억원)를 공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은행, 기후 대출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IMF 특별인출권을 고려
한편, 세계은행은 기후 대출과 관련해 IMF의 특별인출권(SDR)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은행 방가 총재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후 변화와 기타 글로벌 위기에 맞서기 위한 대출을 늘리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을 자본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9월, 인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방가 총재는 IMF의 준비자산을 활용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라며, 은행의 대출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기회를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길을 찾는데 상당히 열려 있으며 연례 회의와 별도로 다자개발은행(MDBs), 각국 정부와 함께 이 문제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SDR은 달러, 유로, 엔, 파운드, 위안화로 지원된다. IMF는 회원국들이 코로나19에 대처할 수 있도록 2021년에 6500억달러(약 870조원) 규모의 신규 SDR 할당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일부 SDR은 현재 IMF 신탁 기금 대출을 통해 개발도상국으로 전달되고 있지만 이를 다자간 개발은행으로 이전한 적은 아직까지 없었다.
방가 총재는 지난 6월 취임 직후, “이 안에 대해 서명하지 않고 있다”며 “유동성 중앙은행 자산으로 보유한 SDR을 활용할 경우 세계은행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4개월이 지난 지금 방가 총재는 "IMF와 전 세계가 규칙을 바꿔 다자개발은행이 SDR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입장을 밝혀 생각에 변화가 생겼음을 드러냈다.
이어 방가 총재는 “국가들이 자본 통화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과정에 합의할 수 있다면 신용평가기관들이 이러한 자원을 대출 지원책으로 고려해 보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대출을 늘리기 위해 유통 가능한 자본과 SDR의 사용 가능성을 논하는 데 몇 달이 걸릴 것”이라면서 “내년 봄까지 해결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환경에 해를 끼치는 보조금은 철폐 촉구
지난 11일, 연례회의 3일 차에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는 농업, 연료, 어업에 매년 지출되는 1조250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화석연료 보조금은 재생에너지보다 많고, 농업, 어업 보조금으로 인해 전 세계 삼림 벌채의 약 14%에 해당하는 숲이 파괴되거나 해양 생물이 과도하게 착취되는 등 보조금이 낭비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세계은행은 지난 6월, 관련 내용이 담긴 자체 보고서를 통해 결과적으로 환경에 5조~6조달러(약 6688조원~8022조원)의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내용을 내놓았다.
방가 총재는 패널에게 “모든 보조금을 없애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일부 보조금은 정부 및 시민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1조2500억달러(약 1671조원)의 모든 보조금이 맞게 쓰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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