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각),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World Bank) 총재는 "기후 변화 및 기타 세계가 직면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대출을 늘리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을 자본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총재는 인터뷰에서 "IMF의 준비금을 활용하는 데 상당한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이며, 은행의 대출 화력을 높일 다른 기회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아제이 방가 총재는 “나는 방법을 찾는 데 매우 열려있다. 단지 그 과정이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다른 다자간개발은행들(MDB)과 각국 정부들과 협력할 것이라 덧붙였다.
IMF의 특별인출권(SDR)은 회원국들이 외환위기 등에 대처할 때 담보 없이 인출할 수 있는 권리로서, 달러화, 엔화, 유로화, 파운드화, 위안화 등 5개 통화로 구성돼 있다. 지난 코로나19 시기 IMF는 회원국들의 대응을 돕기 위해 2021년 6500억 달러(약 880억 7500만 원) 규모의 신규 SDR을 만들어 할당한 바 있다.
부유한 국가의 일부 SDR은 현재 IMF 신탁 기금 대출을 통해 개발도상국으로 전달되고 있지만, 이를 다자간 개발 은행으로 옮기는 것은 기존에 시도되지 않고, 아직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다.
세계은행, 기후변화 대응 위해 대출 확대하라는 압력에 직면
방가 세계은행 총재는 지난 6월 취임한 직후 이 아이디어에 대해 “서명하지 않고 있다”고 전하며 "중앙은행의 유동성 자산을 보유한 SDR을 활용하면 세계은행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부정적으로 말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유럽중앙은행을 포함한 일부 국가 중앙은행이 SDR을 유동준비금으로 보유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10일, “IMF와 세계가 규칙을 바꾸고, 다자간개발은행이 SDR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을 제정한다면 매우 기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가장 앞장설 것"이라고 변화된 입장을 밝혔다.
한편 방가 총재는 현재 세계은행의 기존의 설립 목적인 빈곤 퇴치 및 개발 임무와 함께, 기후 변화 및 기타 세계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최대 주주인 미국으로부터 신속하게 대출을 확대하라는 압력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은행은 지난 4월에 승인된 레버리지 비율 인상으로 500억 달러(약 67조원)의 대출 증가와 더불어, 앞으로 10년에 걸쳐 1060억 달러(약 143조원)의 대출을 추가하겠다는 주주들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총재는 앞으로 1년 반 동안 은행의 대차대조표에서 더 많은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세계 은행이 제시한 대출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임시적 조치는 주식 보유국들과 신용평가사들이 세계 은행을 채무불이행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유동자금의 사용에 합의하는 것이다.
록펠러 재단은 신용평가 기관들이 이러한 유동자본 사용에 대한 평가 기준을 수정할 경우 10년간 약 9000억 달러(약 1219조 5000억 원)의 대출 증가를 예상했다.
방가 총재는 세계은행의 78년 역사상 한 번도 제기된 적 없는 유동자본 활성화를 둘러싼 규칙이 “매우 느슨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가들이 그러한 자금의 활성화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 “분명하고 구체적인” 과정에 합의할 수 있다면, 신용평가기관들이 이러한 자금을 대출 지원책으로 보도록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대출을 늘리기 위해 요구불자본금과 SDR의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봄까지 이 결정이 마무리된다면 기쁠 것”이라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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