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다국적 IT기업 후찌즈와 엔지니어링 업체 IHI 코퍼레이션이 블록체인 탄소거래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 중이라고 지난 7일 환경리더(Environmental leader)가 보도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일본 환경성이 공모한 ‘J-Credit Easy Generation’ 즉 J-크레딧 간소화 프로젝트의 파트너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J-크레딧이란 일본 정부가 인증하는 탄소 크레딧으로, 에너지 절약, 재생에너지 사용, 삼림 관리 등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량 및 흡수량을 국가가 인정해주는 제도다.

J-크레딧 간소화 프로젝트 구조도 / 후찌즈 홈페이지
J-크레딧 간소화 프로젝트 구조도 / 후찌즈 홈페이지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의 발생부터 최종 보고까지 검증 가능하고 조작 위험성도 낮아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몇년 전부터 자발적 탄소시장에서도 블록체인을 적용해 데이터의 불투명성을 해소하자는 움직임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지난 2022년 세계은행은 기업의 탄소배출량 분석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국제금융공사(IFC)도 블록체인 기반의 탄소 거래 플랫폼 개발 기금을 조성한 바 있다.

 

일본 정부, 탄소 거래 절차 간소화 추진

지난 2022년 후찌즈와 IHI 코퍼레이션은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국내 탄소 거래 활성화 사업의 파트너 기업으로서 쉽고 간편한 탄소 거래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일본 정부는 탄소배출량 측정부터 J-크레딧 발행까지 길고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2023년 J-크레딧 시스템의 디지털 기술 활용을 위한 연구 개발의 아웃소싱’ 사업을 공모한 바 있다.

J-크레딧 간소화 프로젝트는 IHI의 IoT 플랫폼(ILIPS)을 활용해 온실가스 관련 설비의 운영 데이터에서 탄소배출량 및 감소량을 측정해 블록체인 시스템에 올려 탄소 크레딧 거래수단인 토큰으로 변환시키는 구조다. 별개의 블록체인 시스템들을 상호 연결해주는 후찌즈의 ‘커넥션 체인’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다른 탄소 플랫폼과도 안정적으로 거래할 수 있다. 이미 2022년 3월 후찌즈는 환경가치거래 시장에서 토큰을 유통하기 위해 IHI의 플랫폼(ILIPS)과 후찌즈의 커넥션 체인을 연계하는 실증 실험을 실시, 완료한 바 있다.

양사는 발표 자료에서 J-크레딧 간소화 프로젝트 이후에도 탄소발자국 등 환경 관련 정책으로 창출되는 환경가치의 디지털 검증 사업 부문을 확대해 탄소 중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J-크레딧 간소화 프로젝트는 2023년 6월부터 8월까지 구체적인 시스템 개발 계획 및 기술적 요구사항을 수립하고, 2024년 1월에서 3월 중에 실제 도입을 위한 최종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일본 금융권에서도 탄소 거래소 설립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일본 금융기업 SBI 홀딩스는 올해 가을 출범을 목표로 탄소 크레딧 거래소 '카본(Carbon) EX’를 설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도쿄 증권거래소(TSE)가 탄소 거래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직후에 나온 발표다. SBI 측은 전문 거래소 설립을 통해 탄소 크레딧의 가격 투명성 문제가 해소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2026년 탄소 거래 시스템 본격 도입

일본 산업계가 탄소 거래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배경에는 2026년 본격 도입 예정인 탄소거래시스템(이하 ETS, Emissions Trading System)이 있다. 일본 정부는 녹색 전환을 위해 학계, 재계, 정부가 협력해 GX(Green transformation) 리그라는 포럼을 설립하고 2050 탄소 중립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TS 도입은 그 첫 단계다. ETS는 2023년~2024년 시범 운영하고 2026년~2027년 본격 도입될 예정이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일본 탄소 배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약 680개 기업들은 배출 감축 목표를 수립하고 공개해야 한다. 배출량 감축에 실패하면 탄소 거래 시장을 통해 크레딧을 구매해야 한다. 거래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탄소 거래를 시범 운영한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일본 에너지 경제 연구소 수석 연구원 토루 시미즈는 “배출권 거래와 탄소 할증료 도입은 일본 기후 관련 정책의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금융시장 데이터 제공 업체인 리피니티브 수석 분석가 요코 노부오카는 GX 리그 계획을 두고 “이대로는 2013년 수준에서 46% 감축이라는 2030년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의 녹색 투자 자금 확보에는 도움이 될 것이지만 민간 부문을 변화시킬 만큼 야심적이지는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