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이스 대학의 연구진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소로 변환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표했다./투어연구소
미국 라이스 대학의 연구진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소로 변환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표했다./투어연구소

수소는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여겨지지만 수소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방법과 비용 면에서 적당한 방안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라이스 대학(Rice University)의 연구진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소로 변환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폐기물 샘플을 약 4초 동안 ‘플래시 줄 가열(flash Joule heating)’을 이용해 온도를 3100도 켈빈(2730°C)까지 높였다고 전했다. 이 공정을 통해 플라스틱에 존재하는 수소를 기화시켜 단일 탄소 층으로 구성된 매우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물질인 그래핀(Graphene)을 남기는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 대학의 재료 과학 및 나노공학 교수인 제임스 투어(James Tour)를 주축으로 이루어진 연구팀은 일전에 전류가 전도성 물질을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열을 사용해 가열하는 플래시 줄 가열을 개발한 바 있다.

연구의 주저자이자 수석 리더인 케빈 위스(Kevin Wyss)는 “플래시 줄 가열을 통해 폐플라스틱을 그래핀과 함께 업사이클했을 때 많은 휘발성 가스가 생성되며 리액터(reactor) 밖으로 분출되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 성분을 분석하기 위해 연구진은 미 육군 공병대의 자금 지원을 받아 기화된 내용물을 특성화하는데 필요한 장비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고순도 그래핀을 통해 촉매 없이 폐플라스틱을 깨끗한 수소로 변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폴리올레핀을 분해할 때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고 순도 94%의 수소를 생성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발표된 이 연구는 에너지·재료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게재됐다. 

 

그래핀을 이용하면 녹색 수소보다 훨씬 저렴하게 수소 생산이 가능해

위스 연구원은 “생산된 그래핀을 현재 시장 가치의 5%로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95% 할인된 가격으로 깨끗한 수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생산하는 녹색 수소의 가격은 현재 약 5달러(약 6780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해 만드는 회색 수소에 비해 비용이 2~3배 높아 녹색 수소 생산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회색 수소의 경우 생산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기는 하지만 수소 1톤당 약 12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넷제로를 달성하는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 연구는 미국이 수소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해 95억달러(약 12조8200억원) 를 쏟아붓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6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1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청정 수소 전략과 로드맵(U.S. National Clean Hydrogen Strategy and Roadmap)을 발표하고 청정 수소의 생산, 처리, 배송, 저장 및 사용을 가속화하고 있다. 

투어 연구팀은 이전부터 그래핀을 활용한 다양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수명이 다한 자동차의 플라스틱 부품을 그래핀으로 바꿔 재활용하거나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방법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연구는 다른 프로젝트에 사용했던 방법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데 이른 것으로 연구진은 “플라스틱 오염과 증기 메탄 개질에 의한 온실가스 집약적인 수소 생산과 같은 주요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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