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쿼틱 테크놀로지(Equatic Technology)가 바닷물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하고 동시에 수소도 생산하는 새로운 공정을 개발했다고 지난 18일(현지 시각) 환경에너지리더(Environment+Energy Leader)가 보도했다.
에쿼틱은 UCLA(캘리포니아대학교) 탄소관리연구소에서 독립한 스타트업으로, 미국 에너지부, 미국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 챈 주커버그 이니셔티브(Chan Zuckerberg Initiative) 등으로부터 3000만달러(약 402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아 출범했다.
해수 전기 분해 통해 탄소 광물화… 동시에 수소도 생산
바다는 지구 표면의 약 70%를 덮고 있으며, 지구상 모든 물의 97%를 차지한다. 바닷물에는 소금 외에도 칼슘, 마그네슘 같은 이온과 산소, 이산화탄소 같은 가스가 녹아 있다. 대기와 바다는 이러한 가스를 서로 교환하며 농도의 평형을 이루게 된다. 만약 바다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주면, 그만큼 또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에쿼틱은 이러한 원리에 주목했다.
에쿼틱의 공정은 크게 해수 유입, 전기 분해, 화학 반응을 통한 탄소의 광물화, 해수 방류로 이루어진다.
먼저 해수를 폐쇄된 시스템 안으로 끌어와 전류를 가해 물 분자를 수소와 산소로 분리한다. 이 과정에서 청정 수소가 확보된다.
이후 해수는 전기 분해를 거쳐 PH지수에 따라 염기성 해수와 산성 해수로 나누어진다. 수소이온이 많으면 산, 적으면 염기로 나타낸다. 해수가 염기성을 띄게 되면 비로소 용해돼 있던 칼슘이 이산화탄소와 결합하며 탄산칼슘이라는 광물질을 만들어낸다. 이는 산호, 조개, 바닷가재 등의 해양생물이 단단한 골격을 만드는 것과 유사한 과정이다.
최종적으로 산성 해수와 염기성 해수는 바다의 자연적인 PH농도로 중화돼 다시 방류된다. 광물화된 미네랄들은 이산화탄소를 10만년 이상 바닷속에 가두어 대기 중으로 다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한다.
정밀 센서로 탄소 측정… 탄소 회계 및 탄소 크레딧 투명성 확보
한가지 더 주목할 점이 있다. MRV(Measurement, Reporting and Verification, 온실가스 측정, 보고, 검증) 시스템이다. 에쿼틱은 일련의 탄소 제거 공정에 정밀한 온라인 센서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해수의 유입, 광물질의 양, 대기의 성분 등을 측정, 탄소를 얼마나 제거했는지 정확하게 산출할 수 있다.
에쿼틱 MRV 책임자 에리카 라 플란테(Erika La Plante) 박사는 “에쿼틱의 공정은 MRV를 도입한 최초의 해양 기반 탄소 제거 공정”이라며 “탄소 크레딧의 품질 보증을 위해 탄소 회계와 ISO 보고 표준 및 검증 원칙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에쿼틱은 로스앤젤레스와 싱가포르에서 두 개의 파일럿 시설을 운영 중이다. 2024년에는 연간 4000톤의 대규모 탄소 제거 플랜트로 시설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미 대형 고객도 확보한 상태다. 지난 6월 보잉과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 생산을 위한 2100만톤의 수소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보잉은 자체적인 탄소 상쇄를 위해 에쿼틱으로부터 62000톤의 탄소 크레딧도 구매할 예정이다.
한편 전자결제 솔루션 업체 스트라이프(Stripe)는 에쿼틱이 UCLA 산하 조직이었을 시기, 로스앤젤레스 파일럿 시설에서 포집한 탄소 1톤당 1370달러(약 180만원)의 비용을 지불한 바 있다. 미국 기술 뉴스 미디어 더 버지(The Verge)는 에쿼틱이 규모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단가를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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