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 시각), 가디언지가 미국과 영국 군대가 지구 온난화로 피해를 입은 지역 사회에 최소 1110억 달러(약 14조 4500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싱크탱크 커먼웰스(Common Wealth)와 미국에 본사를 둔 클라이밋앤커뮤니티프로젝트(Climate and Community Project)가 발표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파리 유엔 기후 협약 이후 두 군은 최소 430메가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이는 영국에서 배출된 온실가스의 총배출량보다 많은 수치다.
국제적 책임을 위한 과학자들(Scientists for Global Responsability,SGR)의 2022년 추산에 따르면, 군사 행위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5.5%를 차지하는 기후 위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또한 2019년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미군은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 기관이자 최대 화석연료 소비 기관이다.
1997년 미국이 해외 군사 활동을 교토의정서에서 배제하기 위해 로비를 한 이후, 군사 기관의 온실가스 배출은 국제 기후 협약으로부터 면제됐다. 2015년 파리 회담에서 면제를 기술적으로는 없앴으나, 군사 기관 배출의 보고에 있어서는 선택사항으로 삼았다.
보고서는 미국과 영국 군대로부터 야기한 환경적 영향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온난화를 훨씬 넘어선 것이라 전했다. 커먼웰스의 연구원이자 연구의 공동 저자인 켐 로갈리는 “두 군대는 해외에 약 900개의 기지를 가지고 있다. 화석연료를 공급하고, 땅을 개간하고, 군사 활동을 위한 시설을 짓고, 유독성 폐기물로 환경을 오염시킬 때, 전 세계에 이런 군사 시설을 갖추는 것의 영향은 매우 심각할 것”이라 경고했다.
미군 140조원, 영국군은 7조원 배상해야...
기후 위기 최전선 국가에 14조원 기부 권고
한편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들은 배출로 인한 피해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을 위해 미군은 1060억 달러(약 139조 200억 원)의 기후 금융을 배상해야 하며, 영국군은 50억 달러(약 6조 5500억 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미국과 영국 정부의 불완전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고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이러한 배상액의 산정이 최소한으로 책정한 것이라 전했다. 이는 군사 기관이 발표한 데이터들이 공급망에서 배출되는 대부분의 배출량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보고서에 나온 수치가 영국군이 배출량 추정치를 보고하지 못한 2017년과 2018년, 미국이 2022년의 자료를 누락한 것이라 밝혔다. 또한 이번 보고서는 제트 연료의 영향과 같은 특정 군사 활동의 독특한 기후 온난화 특성을 설명하지 못했다.
보고서는 양국이 기후 위기 최전선에 있는 저소득 국가들을 위해 1110억 달러를 기부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양국 군사 기반 시설과 가까운 지역일수록 배상액을 크게 책정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자금이 군사 예산에서 나와야 하며, 양국은 기지의 일정 비율을 폐쇄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들은 미국과 영국이 세계적인 군사 “슈퍼 펀드”를 만들어 직접 원조, 기술 이전, 현장에서의 직업 훈련 등을 통해 정화 노력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양국이 그들이 야기한 환경 피해에 대해 종합적인 감사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노동자 주도의 전환 프로젝트를 예시로 들며, 양국 정부가 군사 및 무기 제조 부문의 일부를 녹색 제조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전환할 것을 제시했다.
지난해 미 국방부는 공급망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고, 2020년에는 배출량을 2008년 수준에 비해 23% 줄였다고 발표했다. 영국 국방부는 또한 2050년까지 영국 전 부문에 걸쳐 넷제로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오염을 줄이고, 지속 가능 활동을 증가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는 기존 군사 작전을 유지하면서 군대를 녹색화하는 것은 좋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한다. 로갈리는 “친환경 연료는 그것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며 “기지 폐쇄와 조업 축소에서 환경 개선, 기후 재정, 군인들을 위한 전환 계획까지 확장되는 보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미국정부, 조달청 통해 청정 건설 프로젝트에 20억 달러 투자
- 세계은행, 개발도상국 위한 ‘손실 및 피해 금융’ 4년간 운용하기로 합의
- 허니웰 설문조사, 기업 88% 내년 지속가능성 목표 위해 예산 늘릴 것
- 美 지속가능항공연료(SAF) 생산 목표 역풍 맞아
- 미국 하원, 미국 경제 지표 급성장에도 기후 예산 삭감 법안 통과시켜
- 미국, 전력망에 사상 최대 투자… 35억달러 투입된다
- 미국과 다른 움직임...영국,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업 간 협력 “담합 아니다”
- 미 법무부, 매연 발생 장치 판매로 이베이 고소...벌금 2조원 넘을 수도
- 라이트 일렉트릭, 전기 항공기용 대용량 배터리 개발 중
- 미 제5차 국가기후평가 발표…미국,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온난화 진행
- 미 국방부, 재생에너지 다각도로 연구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