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4년에 한 번씩 발간하는 '제5차 국가기후평가(The Fifth National Climate Assessment, NCA5)'가 공개됐다고 영국 가디언지를 비롯해 블룸버그 등의 외신이 전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세계 평균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인은 기후로 인해 더욱 광범위하고 악화된 결과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1990년 의회가 글로벌 변화법(Global Change Act)을 통과시킨 이후 기후 변화에 대한 최신 과학 연구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국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해 의회와 대통령에게 제출하도록 요구한 데 따라 작성된 것이다.
이번이 제5판이며 제4판은 2017년과 2018년에 단계적으로 공개된 바 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국립과학기술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s, Engineering and Medicine)이 선정한 전문가 패널을 비롯해 연방 기관 전문가, 일반 대중 및 외부 동료 검토에 이르기까지 750명 이상의 전문가가 함께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미국의 배출량은 2007년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했지만, 감축량은 여전히 글로벌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고, 탄소 배출량을 더 많이 줄이지 않으면 미국 내 추가적인 피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후학자이자 국가기후평가(National Climate Assessment) 국장인 앨리슨 크림민스(Allison Crimmins)는 보고서에 “산불, 극심한 더위, 홍수 등으로 인한 위험이 1980년대에는 4개월에 한 번꼴로 발생했던 것에 비해 현재는 평균 3주마다 대규모 피해를 입히는 재난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2023년 한 해 동안 미국은 하와이 마우이섬의 산불부터 버몬트주의 홍수,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이달리아’ 등 각각 최소 10억달러(약 1조3050억원)의 피해를 입힌 기록적인 재난이 25건 발생했다.
또한 스모그, 산불 연기, 꽃가루 증가로 인한 공기 질 악화로 인해 2020년에 태어난 아이들은 1965년에 태어난 아이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기후 관련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물의 경우, 연이은 홍수와 가뭄 등으로 물 공급이 불안정하고,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생태계 파괴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누적 손실 처음으로 보고
이번 보고서에는 예전과 다르게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누적 손실과 미래에 예상되는 손실을 전망한 내용이 처음으로 포함되었다. 보고서는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인구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2005년부터 2019년까지 12% 감소했다고 전했다. 석탄 사용량이 줄어든 반면 천연가스 및 재생 가능 에너지의 사용은 증가해 전력 부문의 탄소 배출량이 40% 감소하고, 2017년부터는 운송 부문이 발전량을 앞지르며 최대 온실가스 배출원이 되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어 저자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감소하더라도 기후 변화의 영향은 향후 10년간 계속해서 심화될 것”이라며 “이로 인한 추가 온난화와 피해는 불가피하다”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의 저자들은 풍력, 태양광으로 전환하는 것보다 탄소 배출량을 줄여 얻는 이익이 비용 면에서 훨씬 크다고 밝혔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 국장 아라티 프라브하카르(Arati Prabhakar)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기후로 인한 위기가 왔지만 미국이 지금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백악관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에너지부가 전력망 업그레이드를 위해 39억달러(약 5조895억원), 연방재난관리청이 홍수 재해에 대한 지역사회를 위해 3억달러(약 3915억원), 기후 변화를 위한 노력 강화에 총 60억달러(약 7조8300억원) 이상의 신규 지출을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미 청정에너지 혁신 및 이행 담당 대통령 선임고문인 존 포데스타(John Podesta)는 “우리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하며, 이는 인류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규모의 변화를 세계 경제에 요구하게 될 것이다. 어려운 일처럼 들리지만, 국가 기후 평가 보고서는 미국이 이미 그러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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