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가 국제기후포럼 시원한 지구를 위한 혁신(ICEF, Innovation for Cool Earth Forum)의 보고서를 인용해 시멘트, 철강, 화학, 석유 및 가스 등 같은 탈탄소화가 어려운 산업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후 완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ICEF는 일본 정부 주도로 설립된 국제 이니셔티브로, 2014년부터 매년 총회를 개최해 전 세계 산업, 학계, 정부의 인사들이 모여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모색하고 있다.
ICEF 보고서 최종본은 COP28 기후회담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생산 공정에 AI 도입, 최적화된 원자재 투입량 계산 가능
이번 ICEF 보고서 공동 저자이자 독일 소프트웨어기업 페로 랩스(Fero Labs)의 공동 창업자인 알프 쿠쿠켈비르(Alp Kucukelbir)에 따르면, 머신 러닝(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 모델을 생산 공정에 도입하면, 최적 생산량을 예측해 원자재 및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품질 유지가 가능하다.
선도기업들은 이미 AI를 현장에서 활용 중이다. 세계적인 철강생산업체 브라질 게르다우(Gerdau)는 페로 랩스의 머신 러닝 모델을 도입, 공장 효율성 개선에 성공했다.
게르다우는 머신 러닝 분석 통해 최적의 원자재 투입량 산식을 도출했는데, 이를 통해 연간 50만파운드(약 250톤)의 원자재 사용을 줄일 수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자재 절감 및 작업 효율성 개선으로 게르다우는 1톤당 3달러를 절약하고 탄소배출량 또한 약 8% 감축할 수 있었다.
보고서는 AI로 산업 현장의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하면, 생산 과정에서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불량률 개선, 에너지 소비 최소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전통 제조업은 물론, 에너지 전환의 핵심 동력인 배터리나 태양광 모듈 같은 신소재 개발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모델 하나 개발에 미국 가정 100세대 1년 치 전력 사용량 소비돼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AI는 막대한 에너지 소비로 인해 기후변화를 가속화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보고서 연구진은 AI 기반 모델 하나를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미국 일반 가정집 100세대의 1년 전력 사용량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AI 업계의 급속한 성장과 투명성 부족으로 인해 AI 개발에 들어가는 정확한 에너지 소비량은 산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AI는 화석연료 사용을 지속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석유회사들은 이미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해 많은 석유를 빠르게 시추할 수 있는 지역을 탐사하고 있다.
실제로 컨설팅업체 EY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석유 및 가스회사 중 92% 이상이 현재 AI에 투자하고 있거나 향후 2년 내 투자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지속가능성 책임자 멜라니 나카가와(Melanie Nakagawa)는 “이 보고서에서 주목할 점 중 하나는 에너지 소비 발생하는 근원지를 추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과도한 에너지 소비 외에도 주의할 점은 또 있다. AI의 낮은 정확성이다.
미국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 연구진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AI 활용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ChatGPT에 프로그래밍 관련 질문 512개를 해본 결과, 정답은 248개(48%)로 오답 비율이 5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전체 답변 중 77%는 매우 장황한 설명으로 사용자의 혼란을 야기했다.
구글 리서치 기후 AI 제품 책임자 줄리엣 로텐버그(Juliet Rothenberg)는 “AI의 부정확성이나 불확실성 리스크를 상시 제거하는 것은 어렵다”며 “사용자가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AI는 불확실한 정보를 정량화해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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