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햄프셔 지방에 위치한 폴리 정유소 전경의 모습./ 엑손모빌
영국 햄프셔 지방에 위치한 폴리 정유소 전경의 모습./ 엑손모빌

엑손모빌(ExxonMobil)이 운영을 위해 설정한 친환경 에너지 목표를 달성하려면 ‘마법 지팡이(magic wand)’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탄소 산업 매체 카본 헤럴드(Carbon herald), 영국의 독립미디어 오픈데모크라시(opendemocracy)가 보도했다. 

지난 3월 영국 의회에서 열린 행사에서 엑손모빌은 햄프셔(Hampshire)에 위치한 폴리(Fawley) 정유소에서 진행될 탄소 포집 계획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회사는 이곳에 새로운 블루 수소 공장을 건설하고, 2030년에 운영을 시작할 것이라 주장해왔다.

행사에서 영국의 독립미디어 오픈데모크라시(OpenDemocracy)는 에소 영국(Esso UK)의 회장이자 영국 엑손모빌의 수석 국가 관리자인 폴 그린우드(Paul Greenwood)에게 2030년까지 폴리 정유소에서 탄소 포집을 시작할 수 있는지 물었다.

그린우드는 "아직 거기에 이르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마법 지팡이를 휘두르며 '필요한 투자를 모두 얻었다'라고 말하면 타임라인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상태에선 불가능함을 시사했다.

또한 그린우드는 폴리 정유소의 탄소 포집 계획을 위해 엑손모빌이 얼마나 많은 돈을 지출했는지 밝히는 것을 거부했다. 반면 “이 프로젝트를 위해 일부 보조금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고 오픈데모크라시는 보도했다. 

 

엑손모빌, 폴리 정유소 CCS 실행을 위한 노력하지 않아

폴리 정유소 프로젝트는 천연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생산 과정에서 연간 270만톤의 CO2를 포집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다른 고오염 산업의 CO2를 포함해 연간 총 1000만 톤의 CO2를 포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엑손모빌은 작년에 폴리 정유소 계획에 대한 정부 자금 지원을 신청했지만 지원받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엑손모빌은 이번 보고서에서 영국 해협에 대한 탄소 저장 라이선스나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지원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린피스 영국(Greenpeace UK)의 수석 과학자인 더그 파(Doug Parr)는 “기후 위기의 긴급성을 고려할 때 엑손모빌의 준비가 완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정부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이 없으며, CO2 처리에 대한 허가나 이를 획득하는 데 요구되는 데이터와 조사도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엑손모빌은 폴리 프로젝트에 대해 직접 투자하는 대신, 8억 파운드(약 1조3600억원)를 할당해 디젤을 하루에 600만리터 추가로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엑손모빌이 석유 및 가스 수익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미래 기후 계획에 대해 모호한 주장을 하는 화석 연료 산업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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