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 CEO 대런 우즈(Darren Woods)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기관투자자협의회 컨퍼런스에서 기후 관련 주주 제안을 남용하려는 행동가들에 대해 경고하며, 필요시 추가 소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즈는 “주주 제안 절차가 선의로 만들어졌지만 규제 기관의 현재 지침에 따라 남용될 수 있다. 법원 사용을 포함한 기존 프로토콜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주주 제안 절차에 반대하지 않지만 규칙과 규정은 준수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위임장 투표 절차를 계속해서 남용할 경우 더 많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을 고소하겠다”고 덧붙였다.
엑손모빌은 올해 1월, 글로벌 주주행동주의 기관인 ‘팔로우 디스(Follow This)'와 ‘아르주나 캐피털(Arjuna Capital)’에게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팔로우디스 설립자 마크 반 발(Mark van Baal)은 지난 2월 성명을 내고 “엑손모빌이 법정에서 싸우고자 하는 점을 감안해 기후 제안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라며 말했다. 그러나 엑손모빌은 “우리의 계획에는 변화가 없으며, 소송은 계속될 것”이라며 법정 싸움을 계속했다.
이러한 엑손모빌의 행보는 미국 내 거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를 비롯해 엑손모빌의 지분 1.4%를 보유한 상위 10대 주주 중 하나로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엑손모빌이 주주 권리를 훼손하려고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이후 5월 말 열린 엑손모빌 연례주주총회에서 캘퍼스는 반대 표를 행사할 것을 시사했으나 대런 우즈와 기존 이사 12명은 대형 투자자들인 블랙록과 뱅가드의 지지를 받아 재선임에 성공했다.
지난 6월, 미국 텍사스 지방법원은 주주 결의안을 제기한 아르주나 캐피털이 기후 관련 주주 결의안을 철회하고 유사한 결의안을 재제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거론하며 소송을 기각했다.
우즈는 주주 행동주의 사건을 두고 “엑손모빌이 비정상적으로 공격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일련의 규칙이 시행되고 있다. 우리는 단순히 규칙을 따르고 있을 뿐이다"라고 전했다.
행동주의 주주들, 주주 침묵시킬 발언..위임장 시즌에 영향 미칠 것
로이터통신은 뱅가드(Vanguard)가 최근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주주총회에서 대런 우즈의 재선임에 반대하는 투표는 캘퍼스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캘퍼스의 CEO인 마시 프로스트(Marcie Frost)는 기관투자자협의회 행사 후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 캘퍼스는 모든 주주가 회사 리더의 행동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의견을 표명할 권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아르주나 캐피털과 다른 주주 활동가들을 대리한 변호사인 샌포드 루이스(Sanford Lewis)는 우즈의 연설이 끝난 후 "앞으로 소액 주주들은 결의안을 제출할지 말지 두 번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지배 구조 자문 회사인 재스퍼 스트리트(Jasper Street)의 경영 파트너인 제시카 워스 스트라인(Jessica Wirth Strine)은 로이터 통신에 “우즈가 강경한 입장을 취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엑손모빌의 연례 주주총회 때보다 원만했다”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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