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벤치마킹얼라이언스(WBA)은 2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인권 존중 ▲양질의 일자리 제공 ▲윤리적 행동이라는 세 가지 측정 영역에 대한 책임을 평가하는 첫 번째 소셜 벤치마크를 발표했다.
WBA는 지속가능성과 인권·환경경영에 관한 국제 기준을 개발하고 평가하는 글로벌 비영리기관이다.
WBA가 평가한 2000대 기업은 전 세계 GDP의 45%에 해당하는 45조달러(약 6경원)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WBA는 이들 기업이 9500만명의 직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으며, 간접적으로 고용에 영향을 주는 가치 사슬 내 노동자 수는 수억명에 달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인권 관리의 핵심 요소…규제, 이해관계자
평가 결과, 2000개 기업 중 90%가 인권, 양질의 일자리, 윤리적 행동에 대한 기본적인 사회적 기대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가 넘는 기업이 총 20점 만점 중 0~2점에 불과한 점수를 받았다.
WBA는 규제와 이해관계자의 영향력이 기업의 인권 문제를 최소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000개 기업 중 80%는 인권 실사 항목에서 0점을 받았다. 하지만 인권 규제가 있는 국가에 본사를 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평균 60% 가까이 높은 점수를 받아 변화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해관계자의 역할도 중요했다. 직원, 노동조합, 공급(협력)업체,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공개한 기업은 비록 9%에 불과했지만, 벤치마크의 모든 지표에서 평균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냈다.
산업별로도 B2C 산업인 의류 및 신발, ICT, 소매업 등이 상대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B2C 산업의 경우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발생하는 비용이 다른 산업들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의류 및 신발의 경우, 나이키 동남아 아동노동 사건 등의 선례를 통해 공급망 인권 관리 시스템을 정비했을 가능성이 높다.
영어로 공개된 기업 정보로 평가
평가 기준과 데이터 모두 공개
국내 기업의 경우 총 43개사가 평가 대상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KT, 현대건설, 아모레퍼시픽, 현대제철, KB금융, SK텔레콤 등 8개사가 1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1.5점으로 한국 기업 중 최고점을 받았다. 반면, 하림, 한국투자공사, 미래에셋그룹, 국민연금공단, 농협, 서울메트로, 해안건축,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는 0점을 받았다.
이번 평가는 기업이 영어로 공개한 정보를 바탕으로 평가됐기 때문에 비영어권 국가의 기업들은 평가에서 불리했다고 보인다.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은 14.5점을 받은 싱가포르의 농업 그룹인 윌마 인터내셔널이다.
이번 평가의 최고점인 15.5점의 받은 EDP, 글렌코어, 유니레버, 야라인터내셔널 등은 모두 유럽 소재의 기업이다. 유럽은 직원들에게 생활임금을 지급하고 있거나 지급할 목표가 있다고 공개하는 기업의 비율이 가장 높고(10%), 공급업체가 근로시간에 관한 ILO 표준을 준수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비율(12%)이 가장 높았다. 또한 세금 전략을 공개하는 기업의 비율(47%)도 가장 높았다.
WBA는 평가 기준과 결과 데이터를 모두 공개했다. 평가 항목은 인권 존중 8항목, 양질의 일자리 제공 6항목, 윤리적 행동 4항목 총 18항목으로 구성됐다.
WBA 소셜 벤치마크의 핵심 사회 지표(Core Social Indicator, CSI) 평가 기준은 아래와 같다.
▲ 인권 존중
CSI 1: 인권 존중을 위한 노력
회사는 모든 활동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된 모든 인권을 존중할 것을 공개적으로 약속한다.
CSI 2: 근로자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한 약속
회사는 ILO 기본 원칙 및 권리에 관한 선언에 명시된 8가지 ILO 핵심 협약의 직장 내 기본권 관련 원칙을 존중할 것을 공개적으로 약속한다. 또한 비즈니스 관계에서 근로자의 인권을 존중할 것을 약속하는 정책 선언문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CSI 3: 인권 위험 및 영향 식별
회사는 인권 위험과 영향을 사전에 파악한다.
CSI 4: 인권 위험 및 영향 평가
인권 위험과 영향을 파악한 후 이를 평가하고 가장 중요한 인권 위험과 영향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CSI 5: 인권 위험 및 영향 평가의 통합 및 조치
회사는 인권 위험 및 영향에 대한 평가 결과를 관련 내부 기능 및 프로세스에 통합하여 주요 인권 문제를 예방, 완화 또는 개선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CSI 6: 영향을 받거나 잠재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이해관계자와의 참여
인권 위험 및 영향의 식별 및 평가의 일환으로, 회사는 회사 활동으로 인해 인권에 영향을 받았거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이해관계자를 식별하고 그들과 소통한다.
CSI 7: 근로자를 위한 고충 처리 메커니즘
회사는 근로자가 인권 문제를 포함하여 불만이나 우려 사항을 제기할 수 있는 하나 이상의 채널/메커니즘(자체, 제3자 또는 공유)을 보유하고 있다.
CSI 8: 외부 개인 및 커뮤니티를 위한 고충처리 메커니즘
회사는 인권 문제를 포함하여 회사로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개인 및 사용자 커뮤니티가 불만이나 우려를 제기할 수 있는 하나 이상의 채널/메커니즘(자체, 제3자 또는 공유)을 보유하고 있다.
▲ 양질의 일자리 제공
CSI 9: 건강 및 안전 기본 사항
회사는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존중할 것을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관련 데이터를 공개한다. 또한 비즈니스 관계에 건강과 안전에 대한 기대치를 설정하고 그 성과를 모니터링한다.
CSI 10: 생활 임금 기본 원칙
회사는 근로자에게 생활임금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고 비즈니스 관계에서 생활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CSI 11: 근무 시간 기본 사항
회사는 근로자에게 정규 근무 시간 및 초과 근무 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도록 요구하지 않으며,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기대치를 제시한다.
CSI 12: 단체 교섭의 기본 사항
회사는 결사의 자유 및 단체 교섭과 관련하여 사업 관계의 관행을 지원하기 위한 접근 방식과 직원을 포괄하는 단체 교섭 계약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다.
CSI 13: 인력 다양성 공개 기본 사항
회사는 최소 4개 이상의 다양성 지표를 기준으로 각 직원 범주별 직원 비율을 공개한다.
CSI 14: 양성 평등 및 여성 역량 강화 기본 원칙
회사는 양성 평등과 여성 역량 강화를 위해 공개적으로 노력하며 양성 평등과 여성 역량 강화에 대한 정량적 정보를 공개한다.
▲ 윤리적 행동
CSI 15: 개인 데이터 보호 기본 원칙
회사는 개인 데이터 보호를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한 글로벌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다.
CSI 16: 책임 있는 납세의 기본 원칙
회사는 공개적인 글로벌 세금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국가별로 법인세 납부액을 공개한다.
CSI 17: 뇌물 수수 및 부패 방지 기본 원칙
회사는 뇌물 수수 및 부패를 공개적으로 금지하고 뇌물 수수 및 부패 위험과 사건을 식별하고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
CSI 18: 책임감 있는 로비 및 정치 참여의 기본 원칙
회사는 로비 및 정치 참여에 대한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관련 통제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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