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백인 이사의 비율, 지난 1년 동안 0.1%p 증가
- S&P 500 이사회 의장 중 여성 비율은 11%에 불과
미국 주요 기업들의 이사회 다양성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비영리 싱크탱크 컨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가 ESG 데이터 분석업체 이에스게이지(ESGAUGE)의 데이터를 활용해 발표한 보고서 2024년 이사회 관행과 구성(Board Practices and Composition: 2024 Edition)에 따르면, 다양성의 증가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비백인 이사의 비율, 지난 1년 동안 0.1%p 증가
보고서에 따르면, S&P 500 기업 이사회에서 히스패닉·라틴계를 포함한 백인이 아닌 이사의 비율은 2020년 20.4%에서 2023년 25.6%로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의 상승폭은 단 0.1%포인트에 그쳤다. 미국 전체 비백인 인구 비율은 41.6%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사회 전체의 다양성 비율과 주요 리더십 직위의 다양성 비율 간 차이도 눈에 띈다. 비백인 인사가 선임 이사(lead director)를 맡은 비율은 13%, 이사회 의장 비율은 12%에 불과하다. 특히 선임 이사에서 비백인 비율은 2022년 15%를 정점으로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S&P 500 기업 중 약 절반이 의장과 최고경영자(CEO)를 겸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사회 의장직의 백인 편중은 이사회뿐만 아니라 고위 경영진의 다양성 부족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헤드헌팅 업체 러셀 레이놀즈(Russell Reynolds)에서 최고 임원(C-suite)과 이사회 등 주요 인사들에 대한 평가와 구인을 담당하고 있는 러스티 오켈리(Rusty O’Kelley)는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리더십이 교체되고 유색 인종이 해당 직위에 선출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기업들은 다양한 위험과 기회를 고려하고 이해관계자를 반영하기 위해 여전히 다양한 이사회를 구성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S&P 500 이사회 의장 중 여성 비율은 11%에 불과
성별 다양성 역시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S&P 500 이사회 이사 중 여성 비율은 33.7%이지만, 이사회 의장 중 여성 비율은 11%에 불과하다. 다만, 여성 의장 비율은 2020년 이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여성 선임 이사 비율도 11%에서 22%로 두 배가량 늘었다.
글로벌 수준에서 보면 성별 다양성 비율은 더 낮다. 딜로이트(Deloitte)가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 이사회 내 여성(Women in the boardroom, eighth edition)에 따르면, 50개국 1만8000여 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여성 이사 비율은 23%, 이사회 의장 비율은 8%에 불과했다. 현재 변화 속도를 감안할 때, 딜로이트는 이사 역할의 성별 균형이 2038년에, 의장 역할의 균형은 2073년에야 달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CEO 직위에서의 균형은 2111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컨퍼런스 보드는 "기업들이 여전히 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최근 정치적, 사회적 압력으로 인해 속도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수 정치권의 반발에 따라 최근 미국 주요 기업들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약속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월마트는 공급업체 계약 시 인종과 성별을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종 평등 교육도 축소하고 LGBTQ 권익단체의 기업 평가 참여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스타벅스 주주들도 경영진 인센티브 기준 중 DEI 목표를 삭제하고 이를 직원 교육, 생산성 향상, 보건안전 등 일반적인 인력관리 목표로 대체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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