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당, "전기차에 돈 더 쓸 여력 없어"...소비자와 자동차 산업 파괴할 규제 폐지
- 민주당, "공화당 주장은 상식 밖" …바이든 대통령, 거부권 행사할 것

미국 하원의 에너지상무위원회 소속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공화당 의원(왼쪽)과 프랭크 팰론 민주당 의원(오른쪽)이 배기가스 규제법 철폐안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각 의원의 소셜미디어 X에 게재된 사진을 임팩트온이 수정/임팩트온
미국 하원의 에너지상무위원회 소속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공화당 의원(왼쪽)과 프랭크 팰론 민주당 의원(오른쪽)이 배기가스 규제법 철폐안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각 의원의 소셜미디어 X에 게재된 사진을 임팩트온이 수정/임팩트온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하원이 20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자동차 배기가스 제한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해당 안건은 투표에 부쳤는데, 규제를 폐지에 찬성하는 표가 215개, 반대표가 191개로 집계됐다. 공화당 의원 207명과 민주당 의원 8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해당 규제는 공화당 의원들과 산업계의 강력한 반대로 한번 완화된 바 있다. 원안은 2016년 기준으로 배기가스 배출량을 2032년까지 56% 줄이는 것이었지만 최종안은 49%로 낮췄다.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에 대한 목표도 2032년까지 67%에서 35%까지 줄였다.

이 규정이 의회 투표대로 결정되면, 규제당국인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규정을 폐지하고 향후에도 관련된 규제를 도입할 수 없게 된다.

 

공화당, "전기차에 돈 더 쓸 여력 없어"...소비자와 자동차 산업 파괴할 규제 폐지

공화당 의원들은 경상용 및 중형차에 대한 EPA의 최종 규정이 너무 엄격하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의원들은 엄격한 규제가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을 높이고, 내연기관 차량을 퇴출시키는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미국 국민에게 비싼 전기차를 구매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규제 폐지에 찬성한 미시간 주의 존 제임스 공화당 의원은 자동차 배출 규제가 자동차 산업에 있어 “재앙”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미디어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제임스 의원은 “현실감 없는 규제가 미시간의 자동차 산업과 중산층, 취약계층을 파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지역구의 주민들은 비싸고 신뢰할 수 없는 전기차를 위해 추가로 1만2000달러(약 1600만원)를 쓸 여유가 없다”며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소비자의 선택을 계속해서 억제하도록 허용하면 미국 국민들에게 해가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원의 에너지상무위원회 위원장인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의원도 “EPA의 최신 배기가스 배출 규정은 실제로 대기오염을 줄이지 못하며, 미국인들에게 원하지도 않는 전기차를 운전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바이든의 기후법 폐지를 내건 만큼, 이 규정의 운명도 점치기 어려워진 상황이 왔다"고 밝혔다.

 

민주당, "공화당 주장은 상식 밖" …바이든 대통령, 거부권 행사할 것

민주당과 백악관, EPA는 공화당의 규제 폐지 요구에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에서는 공화당의 요구가 몰상식하다는 강도 높은 비판도 제기됐다. 에너지상무위원회 소속의 프랭크 팰론 민주당 의원은 “공화당이 지극히 상식적인 대기오염 방지를 위한 규제를 철폐하기 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해 “미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보다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이라며 “운송 부문이 전체 배출량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법안이 상원에서 승인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6월 공화당이 제시한 대형 트럭 배기가스 규제법의 반대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민주당 대선 캠프는 전기차 의무화는 지지하지 않지만,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에 대한 세금 공제 등의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법안을 옹호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EPA는 해당 규제가 대기오염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공화당의 주장에 반박했다. EPA는 향후 30년간 70억톤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을 방지하여 의료 비용 절감, 사망자 감소, 연간 연료, 유지보수 및 수리 비용 절감 등 연간 약 1000억달러(약 134조원)의 순이익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EPA의 마이클 레이건 행정관은 “이 규정을 준수하는 한 2032년에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30% 수준으로 낮더라도 이산화탄소로 인한 대기오염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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