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디젤 엔진 자동차가 실제 배기가스 배출량과 회사가 발표한 공식 배출량이 다른 것으로 드러나 '배기가스 조작'이 세계적인 이슈가 됐었다.
그 당시 폭스바겐 이슈의 진상을 밝히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비영리단체 국제청정교통협의회(이하 ICCT)가 최근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유럽 승용차들의 공식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실제 배출량이 14% 더 많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유랙티브가 1월31일(현지 시각) 전했다.
ICCT연구, "지난 5년 동안 배출량의 격차는 80% 증가"
또한, 폭스바겐 사태 이후 공식 배출량과 실제 배출량 간의 격차가 지난 5년 동안 80% 증가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도 나왔다.
ICCT는 2010년대 초반부터 차량 배기가스 불균형을 추적해 왔다. 2022년에는 독일에 등록된 차량의 배출량 격차가 14%로 기록됐으며, 이는 2018년의 8%에서 증가한 수치다. 폭스바겐 사태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은 셈이다.
ICCT의 연구 책임자이자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얀 도르노프(Jan Dornoff )는 "대응이 없으면 공식 배출값은 점점 더 실제 값을 대표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운송 관련 배출량을 줄이려는 EU의 노력을 약화시키고 소비자가 예상보다 연료비를 더 많이 지불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 환경청이 보고한 CO2 배출 데이터와 독일의 웹사이트에서 소비자가 보고한 16만 대 이상의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실제 연료 소비 정보를 분석했다.
2015년 폭스바겐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실험실 테스트에서 배기가스 배출 등급을 부정하게 낮추기 위해 소위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진 '디젤게이트 스캔들' 이후 유럽에서는 배기가스 측정 방법론이 수정됐다.
2017년 9월 UN 차원에서 합의된 세계조화경자동차시험절차(이하 WLTP)가 제정됐다. 이 테스트는 이전 버전인 뉴유러피언드라이빙사이클(New European Driving Cycle)보다 실제 주행 배기가스를 더 잘 대표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ICCT의 이번 연구에 따르면 더욱 엄격한 방법론에도 불구하고 테스트와 실제 배출 사이의 격차가 다시 커지고 있다. WLTP에 따르면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8년에서 2022년 사이에 7.3%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으나, 이번 연구에 따르면 같은 5년 기간 동안 실제 배출량은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U 법률에 따라 제조업체는 생산된 차량의 전체 평균에 걸쳐 배출 감소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ICCT유럽의 전무이사인 피터 막 박사(Dr. Peter Mock)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감소가 실제로 충족되도록 제조업체는 수정해야 한다.
자동차 제조사 협회(ACEA), 연구의 헛점을 지적하면서 반발
자동차의 배출량의 불일치에 대응해서 EU는 차량의 평균 탄소 배출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제조업체에 개정된 요구 사항을 부과하게 될 예정이다.
2021년 EU 법안에 따라 신차에는 실제 조건에서 차량의 배출 성능을 추적하는 'OBFCM(On Board Fuel Consumption Monitoring)' 장치를 사용해야 한다. 이 장치를 사용한 데이터가 수집되면 2030년부터 CO2 모니터링에 대한 정보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의를 제기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무역 협회인 ACEA는 ICCT가 발표한 실제 CO2 배출량에 대한 데이터가 현실을 완전히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이 연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ACEA대변인은 유랙티브에 “이러한 데이터의 유일한 EU 공식 소스는 자동차의 운전자에게 시각적으로 표시되는 OBFCM(On Board Fuel Consumption Monitoring)이다. OBFCM 데이터가 2021년 이후에만 수집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ICCT가 제안한 시간 경과에 따른 추세를 정확하게 설명하기에는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WLTP 테스트는 실제 운전 패턴을 최대한 재현하기 위해 통제된 실험실 환경에서 측정을 통해 CO2 값을 측정한다. ACEA 대변인은 이러한 실험실 테스트의 주요 목적은 고객이 차량의 연료 소비와 CO2 배출량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CEA 대변인은 “실험실 테스트 사이클에 따른 운전은 실제 운전 조건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알려진 사실”이라며,"운전자가 경험하는 실제 연비는 교통 상황, 지형, 운전 행동, 도로 유형, 차량 하중, 차량 상태 및 날씨와 같은 다양한 외부 요인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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