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정유사가 NGO를 대상으로 역공을 시작하는 것일까.
프랑스 석유 메이저 토탈에너지스가 환경 단체 그린피스 프랑스와 기후 컨설팅 회사인 팩터(Factor)-X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토탈에너지스가 지난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과소평가했다는 그린피스의 보고서가 잘못 됐다는 이유에서다.
3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토탈에너지스는 지난해 11월 발간된 보고서에 허위 및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일간 2000유로(약 294만원)의 벌금과 1유로(약 1473원)의 상징적인 손해배상금을 부과하는 처벌을 구하고, 보고서를 철회하고 모든 언급을 중단하라는 사법 명령을 요청했다.
로이터에 의하면, 첫 번째 절차적 심리는 오는 9월 7일 파리 사법 재판소에서 열릴 것이지만, 판사가 판결을 내리기 시작하기까지는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그린피스 프랑스 등은 토탈에너지스가 배출량을 축소했다며 보고서
그린피스와 팩터-X는 토탈에너지스가 2019년 약 16억4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지만 공개 성명에서 4억5500만 톤만 공개했다고 비난했다. 토탈에너지스는 의심스러운 방법론을 고의로 사용하여 배출량을 이중으로 계산했으며, 이는 상장된 회사가 도덕적으로 해로운 방법을 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토탈에너지스 대변인은 "이것은 원칙의 문제이며, 상장된 회사와 관련한 공개 토론은 엄격함과 선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상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변인은 "문제가 된 보고서에서 팩터-X는 자신들을 탄소 배출 회계 분야의 전문가로 밝혔기 때문에, 우리의 주요 목표는 이 보고서가 고의적으로 잘못 제작됐다는 것을 법원이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그린피스는 "이번 소송이 5월 26일 토탈에너지스의 연례 주주총회를 앞두고 NGO의 입을 틀어막기 위한 시도로, 활동가 주주들은 더 엄격한 기후 공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린피스 프랑스의 장 프랑수아 줄리어드(Jean-François Julliard) 국장은 "토탈에너지스는 긴 법적 절차를 통해 그린피스를 질질 끌고 다니려고 한다. 우리 보고서를 삭제하고 토탈에너지스의 오해의 소지가 있는 기후 파괴 관행을 비난하는 것을 방지하려고 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토탈에너지스는 보고서의 산출 방식에 문제 있다며 반소 제기
한편, 그린피스가 이번에 토탈에너지스의 2019년 배출량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지난해 11월이었다. 당시 그린피스 프랑스는 토탈에너지스의 직접 온실가스 배출량인 스코프1(Scope1) 배출이 약 1억6000만 톤인데, 이를 5500톤만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토탈에너지스는 성명서에서 "그린피스 보고서는 의심스러운 방법론을 따르고 있다"며, "토탈에너지스가 통제하고 있는 직접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의 품질과 신뢰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정보에 대해, 그린피스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를 배포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토탈에너지스는 그린피스 프랑스의 계산이 "각 가치 사슬의 제품 연소와 관련된 배출물을 여러 번 계산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토탈에너지스는 자사 주주들에게 온실가스 배출 감소 프로그램에 따라 감축을 더 가속화할 것을 요구하는 주주 결의안을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이 결의안은 기후 관련 주주행동주의 단체인 팔로우 디스(Follow This)가 자산 1조1000억 달러의 투자자 그룹과 함께 5월 26일 연례 회의에 제출했다.
2030년까지 절대 배출량 감축을 준수하고, 비행기나 자동차와 같이 고객이 최종적으로 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스코프3 배출량을 약속에 포함할 것을 토탈에너지스에 요청했다.
토탈에너지스는 답변서에서 "이 전략의 시행은 회사가 석유 및 가스 제품 마케팅 활동을 다른 사업자에게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 수요의 전반적인 구조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다른 공급자들, 특히 생산국의 국영 석유 회사들에 대한 수요의 이동으로 이어질 것이며 따라서 기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탈에너지스는 이전에도 2030년까지 배출량이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팔로우 디스는 BP, 셰브론, 엑손 모빌, 셸의 연례 회의에도 유사한 결의안을 제출했다. BP의 주주들은 16.75%의 표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의안을 거부했다. 셸은 역시 5월 연례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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