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판매 감소... 주요 원인은 소비자 신뢰 하락?
- 테슬라 판매부진이 유럽 내 ESG 규제 완화로 연결... 국내 관련 산업 전망은?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이 유럽에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클렌테크니카(Cleantechnica)가 5일(현지시각) 전했다.

테슬라의 유럽 내 판매량은 지난해 13% 감소했으며, 그중에서도 전기차 수요가 강한 독일과 프랑스에서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감소세가 확인되었으며, 이는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정치 개입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이 원인으로 보는 관점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 판매 감소... 주요 원인은 소비자 신뢰 하락?

먼저 최대 신차 시장인 독일 내 테슬라 판매량은 2024년 한 해 동안 41% 감소했으며, 전기차 판매도 27% 줄었다. 블룸버그 자동차 산업 섹션인 블룸버그하이퍼드라이브(Bloomberg Hyperdrive)에 따르면, 배터리 전기차(EV) 시장이 두 번째로 큰 프랑스에서도 2025년 1월 기준 테슬라 판매량이 63% 급감했다. 전체 전기차 판매량 1만9924대 중 테슬라는 단 1141대만 차지했다. 프랑스 자동차 플랫폼(La Plateforme Automobile)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2022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월별 판매량이다. 

유럽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각 주(State)별 자동차 등록 데이터의 판매 동향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2024년 테슬라 등록 차량 수가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특히 4개 분기 모두 하락세였다. 물론 여전히 미국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는 테슬라가 압도적인 선두긴 하나, 주력 모델 중 하나인 모델 3(Model 3) 판매량은 2024년 한 해 동안 36% 감소했고, 미국 전체로 봐도 연간 판매량은 12% 줄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과도하게 우경화된 정치적 행보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실제로 그는 공개적으로 트럼프 지지 발언을 하기도 했으며, 유럽 내로도 이러한 정치적 행보를 확장하고 있다. 그는 독일의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도 지지를 표명하고,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Keir Starmer)와 노동당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로 인해 유럽 내에서 '불호' 이미지가 생성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는 미국 대선 기간 동안 개인 자산 약 3억달러(약 4300억원)를 정치 기부에 사용하며 적극적으로 개입해왔다. 이에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가 20% 이상의 격차로 승리한 지역인 캘리포니아에서도 테슬라에 대한 '불호' 이미지가 나타난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물론 이러한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데이터가 있지는 않으나, 과거에도 비슷하게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 이후 애플과 디즈니 등 주요 기업이 SNS 'X'(옛 트위터) 광고를 중단한 사례가 있으며, 2023~2024년 테슬라의 브랜드 신뢰도 순위가 역대 최저로 하락한 바 있다.

IRA 정책의 영향이라는 관점도 있다. IRA는 북미에서 제조된 배터리 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그러나 테슬라는 중국 제조업체인 '닝더스다이(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 Limited, CATL)'와 계약을 맺으면서도 우회 전략을 통해 이러한 혜택을 챙기게 되어 미 의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으며, IRA 보조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자동차 산업에서 전기차 전환을 둘러싼 여러 정치적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전기차 전환을 둘러싼 여러 정치적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테슬라 판매부진이 유럽 내 ESG 규제 완화로 연결... 국내 관련 산업 전망은?

한편 유럽 내 테슬라의 판매 부진은 중국의 더욱 과감한 시장 점유로 이어질 수 있다. 프랑스 정부 장관들은 지난달 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에 승용차 CO2 배출 규제를 즉각 보류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존 유럽 제조업체들이 배출가스 목표를 맞추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반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비교적 규제 부담이 적어 불공정 경쟁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폭스바겐 그룹(Volkswagen Group)은 올해 EU 배출 규제 준수 비용이 15억유로(약 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등 배출가스 목표를 맞추기 위해 탄소크레딧을 사거나 벌금을 내는 것이 천문학적인 비용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반면 규제 완화가 단기적인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는 이점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인 기술경쟁력 측면에서는 계속 유럽을 뒤떨어지게 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과정은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테슬라 판매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현대차가 1.5%의 추가 점유율을 확보했다는 점이 한 사례다. 테슬라의 하락세가 단순 일시적인 사건일지, 아니면 지속적인 추세가 될 것인지, 어느 쪽이든 산업 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향후 행방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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