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가 직접 공기 포집(DAC) 파일럿 시설을 가동했다고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독일 지멘스 에너지(Siemens Energy)와 공동 개발한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DAC 시설이며, 매년 약 12톤의 탄소를 제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람코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사우디 기후에 적합한 차세대 탄소 포집 기술과 소재를 검증하고, 향후 DAC 기술의 대규모 상용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7년까지 연간 900만 톤 규모의 CCS 허브 기술 검증으로 활용
이번 DAC 시설 출범은 아람코가 대규모 탄소 포집·저장(CCS)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는 와중에 발표됐다.
아람코는 지난 12월 독일 화학기업 린데(Linde)와 세계 최대 연안시추 정유사인 미국 SLB과 함께 주바일 지역에 대규모 CCS 시설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아람코가 60%, 두 파트너사가 각각 20% 지분을 가진 주주계약 형태로 체결됐다.
이 시설은 2027년 말까지 완공될 예정이며, 아람코 가스 플랜트 3곳을 포함한 산업 시설에서 연간 최대 900만 톤의 탄소를 포집·저장한다. 특히 자푸라(Jafurah) 지역에서 나오는 천연가스를 활용하고, 블루 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과 연계해 CCS 용량을 확대하는 것이 주 목표다.
아람코와 지멘스는 이번 DAC 실증 시설을 토대로 대규모 CCS 허브의 기술을 검증하고, 장기적으로는 사우디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DAC 시스템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람코 기술 총괄 부사장 알리 A. 알메샤리는 “이번 프로젝트는 DAC 시스템의 상용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며 “특히 감축이 어려운 산업 부문이 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DAC 시설을 통해 포집된 탄소는 향후 지속 가능한 연료 및 화학제품 생산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람코, 사우디 정부 넷제로 목표 따라 DACㆍCCS 기술 개발 집중
이번 프로젝트는 2060년까지 탄소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사우디 정부의 순환 탄소 경제(Circular Carbon Economy) 전략과 사우디 그린 이니셔티브(Saudi Green Initiative)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사우디는 2030년까지 국가 전체 전력의 5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연간 2억7800만 톤의 탄소 배출을 감축할 계획이다.
2023년 사우디 재생에너지 비중이 1.4%에 불과했으나, 현재까지 총 25개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은 2026년 말까지 가동될 예정이다. 에너지 프로젝트의 총 발전용량은 21.4GW에 이른다.
아람코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정부의 순환 탄소 경제 모델과 첨단 기술 솔루션을 바탕으로, 배출원뿐 아니라 대기 중 이산화탄소까지 포집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실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아람코 연구팀은 AI 및 기계 학습 접근 방식을 활용해 탄소 포집 속도를 높이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 기반으로 공정 설계를 평가해 비용 효율적인 DAC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아람코는 2050년까지 자사 운영 자산에서 발생하는 스코프 1-2(직간접) 배출량을 제로화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람코 CEO 아민 나세르는 “청정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관련 기술 개발 및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지난 13일 아람코 투자 사업부인 아람코 벤처스는 독일 DAC 스타트업 유카네오(Ucaneo)에 675만유로(약 107억원)을 투자해, 독일 최대 규모의 DAC 시설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연간 30-50톤 탄소 포집이 가능하며,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아람코는 2023년 10월에는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저탄소 수소, DAC, 혁신적인 탄소 저장 방식 개발 등 탈탄소 기술을 공동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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