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지원을 축소하려는 미국 의회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4위 풍력발전 기업 EDP Renovaveis(이하 EDPR)는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서의 투자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17일,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DPR의 미겔 스틸웰 단드라데 CEO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에너지 아시아 2025’ 콘퍼런스에서 “2025~2026년 실적 목표와 신규 설비 설치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美 재생에너지 세액공제 축소에도 신규 발전 설비 투자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하원은 지난 5월 재생에너지 세액공제를 대폭 줄이는 예산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포함된 청정에너지 세액공제를 2028년에 조기 종료하고, 법안 시행 60일 내에 건설을 시작하지 않은 프로젝트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도록 했다. 다만, 상원에서도 예산안 초안을 내놓았는데, 아직 수정될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단드라데 CEO는 “2024년 2GW를 설치했고, 올해 1GW, 2026년까지 최대 750MW의 신규 설비를 설치할 것”이라며 미국 내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액공제 축소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2027년 이후 투자 규모는 상원의 최종 결정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EDPR은 오는 11월 6일, 2027년 이후 중장기 사업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EDPR은 총 19.3GW의 발전설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51%)이 미국에 위치해 있다.
아시아는 일본·호주·대만, 고성장 시장 집중
글로벌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아시아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EDPR도 일본·호주·대만 등 '고성장 시장'에만 집중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본부는 싱가포르에 그대로 두되, '운영 효율성'을 위해 일부 기능을 말레이시아로 이전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 이전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큰 지역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 집중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EDP 그룹 전체의 구조조정 기조와도 맞물린다. 그룹은 작년부터 유럽과 미국 등 핵심 시장에 집중하고, 남미와 아시아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만 선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 2월에도 "2026년까지 투자 속도를 늦추고 위험이 적은 시장에서만 풍력·태양광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DPR이 시장 선별에 나선 배경에는 동남아 지역의 재생에너지 전환 지연이 있다. 아세안(ASEAN) 에너지센터에 따르면, 동남아는 현재 전체 전력 생산량 중 약 20%만이 재생에너지로 충당되고 있으며, 올해까지 23% 달성 목표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EDPR은 유럽 시장에서도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2022년 이후 가정용 태양광 시장이 줄어들면서 분산형 태양광 사업을 기업 고객 위주로 재편하기로 했다. 그리스에서는 보유한 발전 설비 일부를 매각하는 자산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EDPR은 밝혔다.
- 미 상원, 태양광·풍력 세액공제 2028년 종료 추진…원전·배터리는 혜택 유지
- 오스테드 “아시아 신규 진출보다 대만·한국 집중 투자”
- 美, 지열 산업 재편 시동… 뉴멕시코 163GW 지열 자원 주목
- 넥스트에라 CEO, “재생에너지 없으면 미국 전력공급 공백 현실화”
- 中, 공급과잉에 구조 전환 압박…세계 최대 태양광행사, 무거운 분위기 속 개막
- 폐광 위에 뜨는 태양광…전 세계 288GW 전환 가능성
- 美 상원, IRA 청정에너지 세제 혜택 폐지 추진…EV 보조금도 9월 종료
- 연방 감세법에 캘리포니아 기후정책 제동… 인허가 속도전 돌입
- 세액공제 축소에도 1.1GW 투자…엔지, 미국 전력 수요에 베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