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orld Bank)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개발도상국의 안정적 전력 확보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원자력 협력을 강화한다. 소형모듈형원자로(SMR) 개발 가속화, 기존 원전 수명 연장 검토 등 실질적인 프로젝트 협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양 기관은 2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개발도상국의 원자력 발전 개발과 자금 조달을 위한 공동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아자이 방가(Ajay Banga) 세계은행 총재와 라파엘 그로시(Rafael Grossi) IAEA 사무총장이 직접 서명에 참여했다.
세계은행, 원자력 지원 금지 방침 철회...저탄소 전력 수요 강조
이번 협정은 세계은행이 지난 10일, 수십 년간 유지해 온 원자력 프로젝트 자금 지원 금지 방침을 공식 해제한 지 불과 2주 만에 나온 조치다. 세계은행은 1959년 이탈리아 원자력 발전소에 4000만달러(약 546억원)의 공동 차관을 제공한 이후, 원자력 자금 지원을 중단해왔다.
방가 총재는 이날 행사에서 “전기는 일자리 창출의 기반”이라며 “공장, 병원, 학교, 식수 인프라 등 필수 시설과 AI 기술 발전까지, 모두 안정적 전력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은행은 이제 다시 원자력을 에너지 믹스의 중요한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지난 10일(현지시간) 세계은행은 탄소 배출량을 억제하는 동시에 개발도상국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원자력 프로젝트 자금 지원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의 전력 수요가 2035년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발전 및 송배전, 저장설비에 대한 연간 투자가 현재 현재 2800억달러(약 382조원)에서 약 6300억달러(약 860조원)로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은행, IAEA…세 가지 핵심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
체결된 양해각서에 따라 세계은행과 IAEA는 세 가지 핵심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 첫째, 원자력 발전에 대한 안전, 보안, 보호 조치, 에너지 계획, 신기술, 연료 주기, 원자로 수명 주기 및 폐기물 관리에 대한 자문 역량을 강화해 원자력 분야와 관련된 지식을 구축할 계획이다.
▲ 둘째, 기존 원자력 발전소의 수명 연장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는 전력 생산 비용 면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 셋째, 소형모듈형원자로(SMR) 개발의 가속화를 추진한다. 배치가 유연하고, 초기 비용이 낮다는 점, 개발도상국에서 폭넓게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주요 장점으로 제시했다.
IAEA 그로시 사무총장은 "SMR은 깨끗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빈곤 퇴치를 위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재정 지원은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획기적인 협력은 다른 다자 개발 은행과 민간 투자자들이 원자력 에너지를 에너지 안보를 위한 실행 가능한 도구로 고려하도록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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