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을 총괄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의 예산이 10% 증액됐다. 총액은 8150만유로(약 1292억원)로, 독일 본에서 열린 제62차 보조기구 회의(SB62)에서 2026~2027년 집행 예산안으로 채택 권고됐다. 이 예산안은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SB62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산하 보조기구(SBI, SBSTA)가 주관하는 중간 회의로,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적응계획(NAP), 투명성 보고서(BTR) 등의 국가 이행 성과를 검토하고, COP에서의 정책 결정을 준비하는 자리다. 

독일 본에서 개최된 제62차 보조기구 회의(SB62)/UN Climate Change 유튜브 채널
독일 본에서 개최된 제62차 보조기구 회의(SB62)/UN Climate Change 유튜브 채널

 

UN 예산은 감축 중…기후 기구는 예외적 증액

로이터에 따르면, 유엔 사무국은 2024~2025년 2개년 총예산인 37억달러(약 5조원) 중 약 20% 삭감을 준비 중이며, 6900명 규모의 감원 계획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분담금 납부 지연으로 등의 이유로 유엔의 재정 사정이 악화된 데 따른 조치다.

이와 달리, UNFCCC는 회의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 개도국 기술 지원, 전 지구적 이행점검(GST) 결과에 따른 후속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예산을 확대했다. 이 예산에는 2025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릴 COP30 준비비도 포함되어 있다.

사이먼 스틸 UNFCCC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각) SB62 폐막 연설에서 “이 예산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 재난을 막기 위한 유일한 수단에 대한 투자”라며 “정부들이 여전히 UN 중심의 기후 협력을 필수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효율성과 지속 개선을 통해 이 신뢰에 보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분담률 20%로 확대, 미국은 회의 불참

예산안에서 눈에 띄는 점은 중국의 부상이다. 중국의 분담금은 기존 15%에서 20%로 상향 조정됐다. UNFCCC 사무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20%를 분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반면 최대 분담국인 미국(22%)은 회의에 아예 불참했고, 민간 재단이 정부 역할을 대신하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1월 20일 취임과 동시에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며, 미국의 분담금 지급을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선재단 블룸버그필란트로피의 마이클 블룸버그 설립자는 지난 1월 미국의 연간 분담금을 대신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유엔기후변화특사로 활동 중이며, 이미 2024년에도 450만달러(약 61억원)를 UNFCCC에 직접 기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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