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지금까지 알려진 그 어떤 방식보다 거래당 전기 사용이 많아 탄소배출량도 막대해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친다."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기후변화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 언급했다.
실제로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 목적으로 중국에서 296.59테라와트시(TWh)의 에너지가 사용되고, 약 1억3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체코 등의 국가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뛰어넘는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채굴->기후변화 악영향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협약 탄생
암호화폐 산업에서 증가하는 탄소 배출량으로 인해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협약이 만들어졌다.
파리 기후 협약에서 영감을 받은 에너지 및 테크 환경단체인 에너지웹재단(Energy Web Foundation), 혁신규제연대(Alliance for Innovative Regulation) 및 록키마운틴연구소(Rocky Mountain Institute)의 주도로 '암호화폐 기후 협약(Crypto Climate Accord)'이 체결됐다.
이번 협약에는 암호화폐 리플을 비롯해 XRP레저재단, 코인쉐어스, 유엔기후변화협약, 컨센시스, Web 3 재단 등 20개 이상의 핀테크 기업과 비영리단체 등이 지원 단체로 참여한다.
협약 참가 기업 및 단체들은 암호화폐 업계의 핵심 구성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목표 달성을 위해 진행 과정, 도구 및 자원을 담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협약 회원 단체는 ▲2025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개최 전까지 전 세계 블록체인 100% 재생에너지로 구동 실현 ▲암호화폐 산업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를 측정하기 위한 오픈소스 회계 기준 마련 ▲2040년까지 블록체인 운영을 포함한 전체 암호화폐 산업의 넷제로 달성과 과거 배출 부채를 모두 소급 상쇄하는 등의 목표를 추진한다.
조앤 베어풋 혁신규제연대(AIR) 최고경영자(CEO) 겸 설립자는 관련 성명을 통해 "암호화폐가 인기를 끌면서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이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입안자들과 규제 당국과 함께 협력하면서 에너지 사용에 관한 대화를 진전시켜, 암호화폐 산업이 기후변화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가상화폐의 채굴과 거래에서 쓰이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해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타 산업의 기업들은 ▲전력구매계약(PPA) ▲민간기업으로부터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등을 통해 RE100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거래소를 통해 소매로 암호화폐를 구입하는 투자자들의 경우 암호화폐를 구입할 때 '친환경 옵션'을 선택해서 소정의 요금을 지불하고, 이로 얻은 수익은 재생에너지를 구입하는데 쓰이는 방식 등도 나올 수 있다.
의미있는 변화 못 낼 것
회의적인 시각도
가치 있는 도전일 수 있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을 것 같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경제학자 알렉스 드 브라이스는 "해결할 수 없는 것도 있다"고 말하면서 "불행하게도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산업 내에서 가장 큰 주체이고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비트코인의 채굴과 거래는 재생에너지로는 감당할 수 없다"면서 "비트코인의 안정성 유지와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한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비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너지웹 재단의 제시 모리스 최고 상업 책임자(CCO)는 "비트코인을 친환경적으로 채굴할 수 있다면 위험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더 많이 구입하고자 하는 결정이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IT미디어 'The Verge'는 "비트코인이 여전히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친환경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새로운 가상화폐와의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다른 암호화폐들은 비트코인과 다른 방식의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량이 매우 적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리플 가상화폐의 경우 재생 에너지로 채굴하는 것에 있어 실현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이 현재 암호화폐 산업에서 독점적인 위치에 있지만 다른 화폐들이 친환경적으로 채굴하게 된다면 위험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기관들의 접근성이 높아져 비트코인과의 경쟁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리플은 오는 203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리플이 진행하는 모든 사업에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탈탄소화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