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 친환경적으로 채굴될 수 있냐는 질문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픽셀

 

얼마 전,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중 하나인 피델리티가 비트코인으로 투자할 수 있는 현물 상품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피델리티 어드밴티지 비트코인 EFT(Fidelity Advantage Bitcoin EFT, FBTC)’라는 이름의 이 상품은 파생상품을 통해 비트코인을 확보할 수 있다. 캐나다 달러나 미국 달러로 펀드에 투자할 수 있으며 12월 2일에 거래가 시작되었다.

자산이 4조2천억 달러(5033조원)에 달하는 피델리티와 같은 까다로운 자산 운용사들도 거래소 자금을 만들기 위해 비트코인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이라기엔 아직은 많이 부족한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2017년 나타난 이후 효용과 가격 조작, 사기 등의 문제를 낳으면서 여러 고비를 겪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은 좋았다. 그러나 비트코인에겐 중요한 문제가 있다. 바로 친환경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채굴하기 위해서는 눈에 띌 정도로 많은 양의 전기가 필요하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이 운영하는 비트코인 전기소비지수를 보면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전력 소비가 핀란드나 벨기에가 사용하는 전력보다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암호화폐 기후 협약 홈페이지의 모습/ CCA

 

200여 개의 블록체인 업체들로 구성된 연합체가 미국의 비영리 환경 단체인 ‘로키 마운틴 인스티튜트(Rocky Mountain Institute)'와 협력하여 '암호화폐 기후 협약(Crypto Climate Accord,CCA)'을 체결했다. 협정에 서명한 업체들은 2030년까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채굴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2025년까지 모든 블록체인을 재생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고 ‘그린 해시 레이트’ 솔루션과 같은 에너지 사용 추적 장치를 반드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연금 기금을 안심시키기 위해 암호화폐를 감사하는 방법을 담은 32페이지 분량의 가이드도 내놓았다. 

 

암호화폐가 친환경으로 돌아선 이유

지난 5월, 중국이 암호화폐 거래 및 채굴을 금지하면서 암호화폐 업체들은 해외로 이전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채굴 업체들이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사용하게 되었고 그 결과 석탄화력 전기에 덜 의존하게 되었다. 또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작업 증명(PoW)를 해야 했는데 절차가 너무 번거로운 나머지 많은 업체들이 PoW 가 아닌 ‘지분 증명(PoS)’ 방식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는 이더리움의 대표인 조 루빈이” 이더리움을 몇 달 안에 PoW에서 PoS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더 거세지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절반 이상의 암호화폐가 PoW와 결합되어 있다는 문제가 남아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투명성 역시 알 수 없다고 지적한다. CCA를 맺었지만 CCA에 참여하지 않은 나라들 사이에서 얼마나 투명한 거래가 오갈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것. 결국 투명성과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주류 통화가 된다 하더라도 이를 친환경적이라 보기란 아직은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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