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주요 테크기업들은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를 전적으로 재생에너지로 구동하기로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에너지 전환에 대한 신규 보고서 '기회 포착의 순간(Seizing the Moment of Opportunity)'를 발표하며, "빅테크 기업들은 냉각을 위한 수자원 사용에서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일반적인 AI 데이터센터는 최대 10만 가구에 해당하는 전력을 사용하며, 현재 건설 중인 초대형 센터는 이보다 20배가량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할 수 있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현재 일본 전체 소비량에 맞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4년 청정에너지 투자 2조달러 돌파…"돌이킬 수 없는 흐름"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AI는 에너지 시스템의 효율성과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 한편, 전력 소모가 매우 큰 기술"이라며 "지금의 사용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우리가 지속 가능하게 만들지 않는 한 말이다"고 지적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신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90% 이상이 가장 저렴한 화석연료 대안보다도 낮은 단가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청정에너지 부문에는 2조달러(약 2760조원)가 투자됐으며, 이는 같은 해 화석연료 투자보다 약 8000억달러(약 1106조원) 많았다.
2000년 이후 재생에너지 전력 설비 확대는 2023년까지 약 4090억달러(약 565조원)의 화석연료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감 효과는 아시아에서 가장 컸고, 그 뒤를 유럽과 남미가 이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에너지 전환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그는 "청정에너지 미래는 더 이상 약속이 아니라 현실"이라며, "어떤 정부도, 산업도, 이해단체도 이 흐름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AI·에너지전환 이중 과제 직면… “G20 국가가 책임져야”
다만, 보고서는 청정에너지 확산이 미국, 유럽, 중국 등 일부 선진국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세계 전체적으로는 화석연료 대체 속도와 규모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전기 미보급 인구의 85%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글로벌 재생에너지 투자에서 차지한 비중은 1.5%에 불과했다. 2016년 파리협정 발효 이후 중국을 제외한 개도국 청정에너지 투자도 전체의 20%에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보고서는 최근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세 등 무역장벽은 단기적으로 청정에너지 비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는 전력망의 변동성 증가를 초래하며, 이에 대한 대응 역시 추가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 발전과 공급망 성숙에 따라 장기적으로 청정에너지 비용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경쟁이 소수만을 위한 것이 되어선 안 된다. 공유되고 포용적이며 회복력 있는 릴레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COP30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전 세계 배출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G20 국가들이 야심 찬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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