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벨렝 전경 / COP30 홈페이지
브라질 벨렝 전경 / COP30 홈페이지

올해 말 브라질 북부 아마존 관문 도시 벨렝에서 열릴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글로벌 기업들이 참석을 보류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치적 불확실성, 열악한 교통 여건, 1박 최대 2000달러(약 278만원)에 달하는 숙박비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브라질이 COP30 개최 도시로 벨렝을 선정한 것은 기후위기 최전선 지역을 국제사회에 직접 노출시키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교통·숙박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벨렝 포기하고 리우·상파울루 인접 행사에 인력 보내기도

최근 몇 년간 기후회의에 참석해온 글로벌 기업과 금융기관, 컨설팅 회사들이 올해는 상파울루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인접 행사에 인력을 집중하고 있다. 상파울루에서는 유엔 책임투자원칙(UN PRI) 정상회의가, 리우에서는 지방정부 지도자들이 모이는 국제 포럼이 COP 직전인 11월 초에 개최된다.

민간의 이탈은 유엔이 기업 참여를 확대하려던 기조와도 어긋난다. 앞서 COP28 두바이 회의에서는 참석자가 6만5000명을 넘어서며 민간 참여가 크게 확대됐지만, 올해는 그와 반대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벨렝은 상파울루에서 항공으로 약 3시간 반,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2시간 반 거리에 위치해 있다. 조직위는 COP30 정상회의를 기존 계획대로 벨렝에서 진행한다고 고수하고 있지만, 접근성이 더 좋은 장소로 이전할 것이라는 추측이 커지고 있다.

벨렝 공항이 각국 정상 전용기와 민간기를 동시에 수용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조직위는 “공항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며, 11월 중 리스본·마이애미 등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직항 노선도 운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COP 개막에 맞춰 열려왔던 정상회의도 이번에는 개막 이전인 11월 6~7일 별도로 개최될 예정이다. 숙소 부족이나 도시 인프라 한계로 인한 제약 없이, 각국 정상들이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일부는 ‘러브호텔’ 예약…크루즈선 숙소엔 가격 상한제 도입

일부 국가는 숙소를 확보하지 못해 시간 단위로 대여하는 '러브호텔'을 예약하거나 아직 건설 중인 호텔을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일부 회원국은 협상단 규모 축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협상단은 이달 긴급회의를 열고 조직위에 공식 우려를 전달했으며, COP30 조직위는 2주 내 개선 대책을 회신하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협상단 의장인 리처드 무융기는 “여전히 많은 우려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COP30 안드레 코레아 두 라고 의장은 “민간 호텔 가격이 터무니없다”며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가격을 낮추려 한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5만 명 이상의 참석자를 수용하기 위해 학교 교실을 개조하거나 크루즈선을 임시 숙소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크루즈선의 경우, 소형 개발도상국과 도서국가 대표단에는 1박 최대 220달러(약 31만원), 일반국가에는 최대 600달러(약 83만원)로 가격이 제한된다. COP30 특별보좌관 발터 코헤이아는 “참석국 협상단의 숙소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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