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고배출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한 ‘전환 금융’ 국제 표준 마련에 나섰다.
영국 전환 금융협의회(Transition Finance Council, TFC)는 18일(현지시각) 첫 지침 초안을 공개하며 시멘트·철강·운송 등 산업 전반의 자금 조달 원칙을 제시했다.
기업 단위 전환 금융 기준 제시
이번 지침은 기업이 전환 금융을 통해 어떻게 자금을 조달해 감축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는지를 구체화한 것이 특징이다. 모든 기업은 ▲배출량 공개 ▲지배구조 확립 ▲전환 관련 참여 ▲주요 감축 프로젝트 실행 ▲재무 건전성 입증 ▲중간 목표 이행 현황 공개 등을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 업종·규모·지역별로 기후 리스크 공개, 장기 감축 목표 설정, 제3자 검증, 사회·환경 영향 평가, 탄소상쇄 전략 공개 등 추가 요건도 포함됐다.
TFC는 이번 지침이 정부·규제기관·국제기구가 ‘신뢰할 수 있는 전환 금융’을 판별하는 기준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영국 정부가 녹색금융 분류체계 도입을 보류한 상황에서 사실상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호환성·신흥국 고려
지침은 국제적 상호운용성을 또 하나의 핵심 축으로 삼았다. 영국의 지속가능성 공시요건(SDR), EU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체계와 충돌하지 않고 보완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아울러 신흥국과 개도국에 별도의 이행 지침을 두어 높은 자본 비용과 투자 리스크 등 지역적 한계를 고려했다.
위원장 알록 샤르마 경은 “고배출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한 금융이 시급하다”며 “이번 지침은 영국이 국제 전환 금융 시장을 선도할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네사 하버드-윌리엄스 시장검토위원회 의장도 “지금까지는 진정한 전환 금융의 기준이 불명확해 자금이 머뭇거렸다”며 “이번 지침은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일관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전환 금융은 지난해에만 2조달러(약 2799조원)가 투입됐으며, 중국의 비중이 영국과 EU를 합친 것보다 컸다.
이번 지침 초안은 8월 18일부터 9월 19일까지 5주간의 공청회와 연내 2차 협의를 거쳐, 2026년 최종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 英 금융당국 “지속가능연계대출 성숙 단계”…그린워싱 위험 진정 국면
- 지속가능금융 실적은 늘었는데… HSBC·바클레이스, 기후 전략은 ‘속도 조절’
- 7월 4주차 해외 ESG 핫클립
- 영국, 고탄소산업 전환금융 시범사업 착수…“녹색금융으로 370조원 성장 이끈다”
- 3월 2주차 해외 ESG 핫클립
- 英, 전환금융협의회 출범…美 ESG 퇴조 흐름에 역행
- 영국, 주택·인프라 속도전…복원 기금 두고 ‘생태계 면죄부’ 논란
- 월가 ETF·연기금·은행까지 탈화석… 트럼프 증산 기조와 엇갈린 흐름
- 중국 밍양, 영국 최대 규모 풍력터빈 공장 건설
- 英 TBI, "2030 완전 탈탄소 현실성 낮아"…‘청정전력 속도전’에 경고
- EU, SFDR 전면 개편…PAI 보고 의무 ‘대형 금융사만’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