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는 22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수입 연료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가 태양광과 풍력을 통해 에너지 안보와 전력 수요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남아, 태양광·풍력 잠재력 20TW…현 발전용량의 55배
2024년 동남아 전력 수요는 이전 연도보다 7% 이상 늘어났다. 이는 글로벌 평균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IEA는 전했다. 전력 수요는 도시화, 산업 성장, 생활 수준 향상에 힘입어 2050년까지 두 배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다수의 아세안(ASEAN) 회원국은 수입 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가격 변동성과 공급 차질에 취약한 상황이다. IEA는 수요 증가를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충족하려면 정책당국, 규제기관, 전력회사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동남아가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태양광과 풍력의 미활용 잠재량은 20테라와트(TW)로, 이는 역내 전체 발전용량의 55배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부만 활용해도 미래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이미 동남아에서 신규 발전원 가운데 가장 경쟁력 있는 선택지로 떠올랐다. IEA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연료 수입을 줄이고 국제 시장 변동성에 대한 노출을 낮추며,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재생에너지 변동성, 저비용 해법으로 관리 가능
보고서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함에 따라 발생하는 변동성 문제도 검증된 저비용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베트남을 제외한 아세안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통합 초기 단계로, 재생에너지가 전력망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인 상태다.
보고서는 기존 발전소의 유연성 확보, 예측 정확도 제고, 송전망 규정 업데이트, 모니터링 현대화 등 실무적 조치만으로도 대규모 개편 없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마트 에어컨, 전기차 충전, 에너지저장장치 등을 통한 수요 확대는 재생에너지 통합을 뒷받침하고 소비자 전기요금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됐다.
역내 협력도 추진력을 얻고 있다. 아세안 비전 2045와 곧 개정될 아세안 에너지협력 행동계획(APAEC)은 청정에너지 확대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아세안 10개국 중 8개국이 이미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으며, 경쟁입찰제도와 직접전력구매계약(DPPA) 등 정책 수단도 확산되는 추세다.
국영전력공사를 거치지 않고 발전소와 직접 전력을 사고팔 수 있는 DPPA 제도가 본격 시작되면서 해외 기업들의 동남아 재생에너지 시장 진출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삼성물산은 베트남 KN홀딩스와 MOU를 맺고 총 864메가와트(MW) 규모의 부유형 태양광 발전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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