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는 5일(현지시각) 넷제로 계획에서 광물의 역할을 분석한 최초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핵심은 전 세계 에너지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한 노력이 공급 차질 및 광물가격 상승으로 인해 좌절될 수 있다는 경고다. 

‘청정에너지 전환에서 광물의 중요한 역할’(The Role of Critical Minerals in Clean Energy Transitions)이란 특별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에서 광물의 전반적인 수요가 2040년까지 6배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풍력발전기용 터빈, 전력 그리드(Grid, 전력망과 IT기술을 결합한 수요-공급 전력네트워크), 에너지 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 등에 필수인 리튬, 니켈, 코발트, 희토류 등 광물자원 수급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기차는 일반 자동차에 비해 6배 많은 광물이 투입되며, 육상 풍력발전소는 비슷한 규모의 LNG가스 발전소보다 9배 많은 광물자원을 필요로 한다. 

수송과 발전 부문의 청정에너지 전환에 따라 필요한 광물 자원의 분포/IEA
수송과 발전 부문의 청정에너지 전환에 따라 필요한 광물 자원의 분포/IEA

 

IEA는 보고서에서 “향후 광물의 절대적인 투입량이 엄청나게 늘어날뿐 아니라, 핵심 부품의 가치에서 광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는 것에 반해, 광물의 전반적인 비용은 광물 가격 변동에 더욱 취약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기후변화 대응 시나리오에 따라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와 그리드 저장용 배터리에 대한 광물 수요는 2040년까지 최소 3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석유의 경우 전 세계에서 생산되고 거래되는 반면, 리튬, 코발트, 희토류 등의 핵심 광물 생산과 가공은 소수 국가에 고도로 집중돼있으며, 상위 3개국 생산자가 공급량의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석유자원의 경우 미국이 주요한 채굴과 생산국가였지만, 광물자원의 경우 중국이 핵심 역할을 차지했다. 

성유자원과 달리 광물자원의 경우 소수국가에 고도로 집중돼있으며, 특히 광물 가공의 경우 미국, 카타르, 중국 3개국 공급량이 큰 비중이 차지하고 있다./IEA
성유자원과 달리 광물자원의 경우 소수국가에 고도로 집중돼있으며, 특히 광물 가공의 경우 미국, 카타르, 중국 3개국 공급량이 큰 비중이 차지하고 있다./IEA

 

한편, 2030년까지 기존 광산과 계획광산에서의 공급량은 리튬과 코발트 수요의 절반에 불과하고, 구리 수요의 80%만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IEA는 추정했다.

또 IEA는 광물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청정에너지 기술로의 전환 비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에너지 전환이 더 지연되거나 더 비싼 가격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금까지의 관련 연구 중 가장 포괄적인 연구로 제출된 특별보고서다.

IEA는 “정부가 지금 함께 행동해야 광물가격 변동성과 공급 차질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광물 공급의 탄력성을 개선하기 위해, IEA는 정부가 장기적인 시장 평가와 스트레스 테스트 외에도 단기 공급 차질에 대비하기 위해 주요 광물의 ‘자발적인 전략 비축물’을 갖출 것을 권고했다.

IEA는 또 광물채굴 프로젝트를 시행할 때 환경 및 사회 영향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광물 개발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유독성 폐기물 유출, 아동노동, 문화유적지 유실, 수질오염, 지역사회의 강제 이주 등 대규모 환경 및 사회적 재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재 광물 생산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광석 품질 악화로 인해 에너지 집약적인 채굴 및 정제 공정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IEA는 광물 개발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더라도 청정에너지 기후의 이점이 더 크기 때문에 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봤다.

에너지 전환에 따라 새롭게 재편되는 무역 패턴 및 국가/IEA

이번 보고서는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핵심 부품인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광업 폐기물의 심해 처리 허가 발급을 중단한 직후 나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니켈 추출부터 배터리에 사용되는 금속 물질로 가공하는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니켈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때문에 중국 투자자들은 니켈 배터리에 사용되는 화학물질 가공 공장 4개를 인도네시아에 건설 중이며, 이들 대부분은 니켈 광산의 쓰레기를 인근 바다에 버리려는 계획을 세워왔다.

하지만 이 같은 니켈 공장의 심해 폐기물 처리는 심각한 해양 오염을 초래한다며 환경단체들과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다고 알려진 니켈 공장인 라무 니코(Ramu NiCo)가 2012년부터 수백만 톤의 광산폐기물을 파푸아뉴기니 해역에 버림으로써 “파푸아뉴기니 역사상 최악의 환경재앙을 초래했다”며 10억달러(1조1200억원) 규모의 소송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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