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는 800개 도시의 절반 이상이 기후 위기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픽사베이
CDP는 800개 도시의 절반 이상이 기후 위기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픽사베이

 

지난 12일(현지시간)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수백 개의 도시들이 홍수, 폭염, 가뭄 등 심각한 기후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기후 적응 및 회복력을 위한 도시 계획은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에 포함된 800개 도시의 93%가 기후변화로 인해 이미 ‘중대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도시의 60%는 기후위기로 인해 실제 물 보안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으며, 74%는 도시 내 취약계층들은 이미 심각한 기후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응답했다.

CDP에 따르면, 2030년까지 800개 도시 43%의 인구가 약 4억 명일 것으로 추산되지만 이들은 기후 변화에 적응되지 않은 위험한 도시에서 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 적응 계획을 설립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기후 위험 및 취약성 평가’를 수행한 도시도 59%에 불과하다. 실제 기후 행동 계획을 구축했던 도시는 절반(51%)에 그쳤다.

미르잠 울프럼(Mirjam Wolfrum) CDP 유럽정책국장은 "전 세계 도시 당국들은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기후에 적응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이를 실천하지 않은 도시가 대부분”이라며 “도시들은 기후 적응, 회복력을 갖출 뿐 아니라 시민과 기반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기후 완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분석 대상 도시들의 25%가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주요 제약 조건으로 ‘예산 집행’을 꼽았다. 한 국가가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기후 적응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데 있어 예상되는 재정 적자 총액은 720억 달러(81조 612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재정 적자가 약 15억 달러(1조 7002억 원)인 것에 비해 40배를 훨씬 넘어서는 수치다. 

800개 도시들이 전 세계 배출량의 약 7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CDP는 주요 도시들은 재생 에너지 사용을 늘리거나 녹색 공간, 교통 인프라, 재활용 등 세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들이 설립한 기후 적응 전략으로는 나무 심기(20%), 홍수 지도(18%), 대피 시스템 등 위기 관리 계획 수립(14%) 등이 있다. 재생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도시도 42%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CDP 분석에 인용된 잠재적 적응 방안으로는 도시 플랜테이션과 도시 열섬을 해결하기 위한 녹지 공간 강화, 위험 방지 인프라 개발, 홍수 위험 및 해수면 상승 완화 조치 등이 포함된다.

도시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 상승, 홍수, 가뭄, 폭염, 폭풍 등을 주요 5대 기후 위험 요소로 꼽았다. CDP는 화석연료를 줄이기 위해 집을 개조하는 등 기후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DP가 2011년 도시 별 기후 데이터를 처음으로 공개한 이후 데이터 수는 지난해 43개에서 800개로 증가했다. CDP에 따르면, 이는 기후 대응이 전 세계적인 도전 과제임을 시사하며, 정부보다 더 야심찬 기 후 목표를 세우고 있는 도시로는 미국의 산타페 카운티, 영국의 그레이터 맨체스터, 말레이시아의 페남팡이 있다.

울프럼 국장은 "향후 10년간 기후변화 대책이 착수 되면 도시 발전이 꾸준히 이루어지겠지만 도시들은 아직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며, “도시들은 녹색 복원을 우선시하여 기후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복원력과 이에 필요한 지원을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도시가 탄력적인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역할이 필요하다”며 “배출량 감축, 그리고 물리적 위험 및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주민들과 건물과 같은 기반시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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