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영리 환경단체 스탠드 어스(Stand.earth)는 지난 8월 유명 패션브랜드 47곳을 대상으로 기후변화대응 노력을 평가했다. 스탠드 어스는 대상 기업을 ▲기후 공약 여부 ▲제조과정에 재생에너지 사용 ▲재생에너지 옹호활동 ▲저탄소 소재 사용 ▲녹색 배송의 다섯 가지 기준으로 평가했다. 

스탠드 어스는 각 기준별 평가 점수와 종합점수를 공개했는데, 47곳 중 9곳이 C, 17곳이 D, 20곳이 F를 받아 전반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았다. 스탠드 어스의 패션 브랜드 환경평가는 2019년 45개 기업의 기후공약 평가와 2020년 패션 브랜드 기업 환경 로드맵을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스탠드 어스는 2020 환경 로드맵을 통해 패션업계 탄소발자국을 줄일 다섯 가지 주요 영역을 규정했는데, 앞서 언급한 평가 기준이 이에 기반했다.

패션업계  다섯개 부문 석탄사용 및 온실가스 배출량 비율/스탠드 어스(Stand.earth)
패션업계  다섯개 부문 석탄사용 및 온실가스 배출량 비율/스탠드 어스(Stand.earth)

의류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90%가 스코프 3, 즉 공급망에서 발생한다. 현재 석탄은 의류업계에서 주요 전력원이고, 석탄 화력 보일러는 염색과 마무리 공정에 주로 사용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과 같은 섬유 및 의류 제조 등의 경공업 국가는 패션 브랜드 업계의 환경 관련 공급망 관리와 지원 없이는 석탄 발전을 줄이기 어렵다. 의류업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40%가 의류 제조과정에서 발생한다. 

스탠드 어스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라고 불리는 제조 형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패스트 패션은 폴리에스테르 같은 값싼 화석연료 소재 직물을 사용하여 옷을 만드는 관행을 말하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전체 산업의 15~20%를 차지한다. 스탠드 어스는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3%를 차지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명 47개 패션 브랜드 기후대응행동 평가/스탠드 어스
유명 47개 패션 브랜드 기후대응행동 평가/스탠드 어스

47개 평가 기업 중에 종합 점수가 가장 높은 기업은 마무트다. 마무트는 기후 공약과 공급망 에너지 투명성 부문에서 B+, 제조과정에 재생에너지 사용 C, 저탄소 소재 활용 C-, 친환경배송 B, 옹호활동 B+를 받아서, 종합 점수 B-를 기록했다. 스탠드 어스는 기업별 점수와 평가 이유를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게시했다. 

의류업계의 기후대응 문제는 국내외 이슈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에서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패션쇼가 열렸는데,  환경보호단체 소속 활동가가 ‘과소비=멸종’이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워킹을 해서 화제가 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LG전자가 환경보호를 위한 의류관리 캠페인 영상을 선보였는데, 조회수 1억뷰를 돌파해 관심을 받기도 했다. 

무하나드 말라스 스탠드 어스 수석 기후 캠페이너는 “기업이 기후 공약을 실천하고 향후 10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까지의 런웨이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패션기업이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데 진정으로 관심이 있다면, 공급망에서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폴리에스테르와 같은 화석연료 직물에 작별을 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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