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사업 기획(안) 공청회' 갈무리.
이미지.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사업 기획(안) 공청회' 갈무리.

과기부가 발표한 8대 탄소중립 혁신기술에 원자력이 빠져 있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이어 원자력 발전비율 축소안을 두고 논란이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일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사업 기획(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사업'은 탄소 감축에 기여하는 원천기술 개발 지원사업이다.  

과기부는 8대 핵심기술 분야로 ①태양광 ②풍력 ③바이오에너지 ④산업부산물 재활용 ⑤산업공정 ⑥이차전지 ⑦건물 효율화 ⑧디지털화 등을 꼽았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을 위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총 1조8000억원을 8대 핵심기술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런데 이번 정부가 발표한 핵심 8대 분야에 원자력 분야가 제외됐다. 원자력 발전은 석탄 발전보다 Co2 배출량이 적고, 재생에너지보다 발전 단가가 낮은 석탄 대체 에너지원이다. 국가 단위의 탄소 감축을 위해 원자력 발전 비중을 높이는 나라도 있지만, 사용후폐기물 처리와 안전 관리의 위험성 때문에 원자력 발전 비중을 축소하는 국가도 있다. 

한국은 지난 5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통해 원자력발전 비중을 현 23% 수준에서 2050년 6.1~7.2%를 수준으로 낮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원전은 EU에서도 '택소노미(친환경 분류체계)'에 포함되어야 마느냐를 두고 논란이 뜨거운 에너지다. 국내에서도 유력 대선주자들이 '탈원전 고수(이재명 후보)'와 '탈원전 전면 재검토(윤석렬)'를 두고 팽팽하게 의견이 나뉜 상태다. 

자료. 2021년 3월 KFI(전국경제인연합회) 글로벌 인사이트 '주요국 에너지정책 현황 및 추진방향'.
자료. 2021년 3월 KFI(전국경제인연합회) 글로벌 인사이트 '주요국 에너지정책 현황 및 추진방향'.

 

탄소감축 위해 원전 늘리는 일본, 중국 

해외는 어떨까. 원자력 발전 비중을 높이는 대표적인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은 원자력 발전을 주요 탄소 감축 수단으로 삼고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22%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0기 였던 가동 원전을 2030년 30기까지 늘릴 계획이다. 

중국은 비화석에너지 비중을 늘리기 위해 2030년까지 100기 이상의 원전 가동 목표를 수립했다. 현재 가동 중인 중국의 원자로 수는 49기로 미국(94기), 프랑스(56기)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다. 최근 미국과 프랑스는 원전 건설을 줄이고 있어, 원자로 55기를 건설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중국은 몇년 뒤 세계 최대 원전 국가가 될 전망이다.

자료. 2021년 2월 미국에너지관리청(EIA)이 발표한 연간 보고서. 2050년 석탄 발전과 원자력 발전 규모가 비슷해진다(왼쪽 그래프).
자료. 2021년 2월 미국에너지관리청(EIA)이 발표한 연간 보고서. 2050년 석탄 발전과 원자력 발전 규모가 비슷해진다(왼쪽 그래프).

 

원자력 비중 줄어드는 미국, 독일

미국은 2050년 원자력 발전 비중을 11%까지 낮춘다. 미국은 기존 원전을 계속 운영하고 차세대 원자로 개발하는 등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지만,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 분야 확대로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서 원자력 발전 비중은 줄어든다. 미국의 원자력 발전량은 2050년까지 큰 변동 없이 현행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이와 달리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기로한 독일은 대표적인 '탈원전' 추진 국가다. 올해 3월 독일 정부는 원전 운영업체들에 탈원전 정책에 따른 손실 보상금 약 24억유로(약 3조3000억원)를 지급한다는데 최종 합의했다. 

하지만 독일의 탈원전과 탄소 중립 정책이 함께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미국경제위원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일의 탈원전으로 인한 전력 감소분은 석탄 발전과 수입 전기로 대체되고 있다. 독일의 지난해 석탄 발전량은 전체 발전량의 23.8%를 차지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녹색경제와 탈원전의 관련성을 분석하는 기사(Can Europe go green with out nuclear power?)에서 독일의 에너지 정책을 사례로 언급하며 "원자력을 생산하는 유럽 국가는 그렇지 않은 국가보다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언급했다. 

미, 중, 러시아 등 각국이 2020년 후반부터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 SMR(소형모듈원전)도 관건이다. 빌게이츠의 테라파워, 영국 롤스로이스 등은 SMR 기술 상용화를 위해 돈과 기술을 쏟아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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