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6을 앞두고, 기후 기술을 주장하는 빌 게이츠와 기후 금융을 주장하는 마크 카니 두 거장이 나란히 파이낸셜타임즈(FT)에 기고를 해 눈길을 끌었다./플리커
COP26을 앞두고, 기후 기술을 주장하는 빌 게이츠와 기후 금융을 주장하는 마크 카니 두 거장이 나란히 파이낸셜타임즈(FT)에 기고를 해 눈길을 끌었다./플리커

 

탄소중립을 이끄는 해법은 기술이 우선일까, 금융이 더 중요할까. COP26을 앞두고, 기후 기술과 기후 금융의 두 거장이 나란히 파이낸셜타임즈(FT)에 기고를 해 눈길을 끌었다.

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깨끗한 기술에 자금을 대는 것이 기후재앙을 피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실험실에서 검증된 (기술) 콘셉트를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제품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그의 책에서도 밝혔듯이, 2050년까지 매년 510억톤을 제로로 만들기 위해 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빌 게이츠는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 녹색 철강, 초고속 배터리 등 몇 가지 주요 청정기술이 현재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확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COP26에서는 수백 개의 초기 기후기술을 상업적으로 실증하는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창업한 IT기업과 기후 기술의 차이점을 밝혀 주목을 끌었다. MS와 같은 IT기술의 경우 코딩만 사용하면 되기에 인프라가 별로 필요치 않았고, 일단 코딩이 완성되면 적은 돈으로 무제한에 가까운 복사본을 만들 수 있다고 빌 게이츠는 밝혔다. 

빌 게이츠에 따르면, 기후 기술은 IT기술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한다.

“일단 실험실에서 그린(녹색) 수소를 만들 수 있다면, 이 그린 수소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규모로 작동한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거대한 공장을 건설하고, 엔지니어링과 공급망, 유통 문제를 해결하며, 이를 반복해가면서 지속적으로 비용을 절감한다는 걸 의미한다. 이러한 데모 프로젝트는 매우 복잡하고 위험하며 고비용이기에, 자금 조달이 매우 어렵다.”

빌 게이츠는 “녹색 철강을 어렵게 만든 이후에도 고비용으로 인해 구매자를 찾기 어렵고, 이로 인해 자본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어 결국 제품가격을 인상하게 된다”며 “상업적으로 제품을 내놓기까지는 엄청나게 느린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빌 게이츠는 넷제로 기술 투자를 장려하고, 이러한 투자의 임팩트(영향)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마크 카니, "30년간 탄소 중립을 위해 필요한 최소기금 1000억달러"

한편,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영란은행 총재를 맡았던 마크 카니(Mark Carney) 유엔 기후변화특사는 ‘금융계는 1000억달러의 기후도전으로 평가될 것’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FT에 게재했다.

그는 “지구 평균 온도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10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년 7.6%씩 감소해야 한다”며 “각 나라의 넷제로 약속은 전 세계 배출량의 20%에서 이제 80%에 달하지만 아직 충분치 않으며, 주류 금융시스템의 자금조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OP에서는 민간 금융 전략을 위해 24개의 주요한 이니셔티브가 만들어졌는데, 마크 카니는 특히 ‘넷제로를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GFANZ)’라는 이니셔티브들의 연합체를 구성했다.

마크 카니는 “우리는 경제 전체를 재연결할 필요가 있다”며 “GRANZ 회원은 블랙박스와 같은 ESG평가등급에 의해 좌우되는 걸 추구하지 않으며, 이들은 세부적인 감축 계획을 통해 대출과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나오는 모든 온실가스 배출량을 매년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가장 필요하지만, 또 그만큼 어려운 숫자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마크 카니는 “이는 금융기관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의미하며,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탈탄소화를 위해 수조 달러의 자본을 동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공공기금, 민감 금융, 기술지원을 혼합함으로써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기를 포함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국가별 플랫폼(country platform)’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글래스고에서 탄소가격 책정, 내연자동차 금지,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를 위한 국가 목표, 기후관련 금융정보공시 의무화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모든 것이 최종적으로 1000억달러를 가리키고 있다”며 “향후 30년 동안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추진하기 위한 최소한의 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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