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탄소중립사회로 가기 위한 탈탄소화 속도에 대해 각계각층의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35% 상향안이 담긴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17년 대비 2030년 탄소배출량의 35% 감축한다는 계획을 두고 환경단체와 경제계는 의견이 엇갈렸다.
환경단체 기후행동추적(CAT)은 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려면 온실가스를 58%까지 줄여야한다고 주장했다. 경제계는 "제조업 비중 높고 탄소중립 준비기간이 짧은 국내 현실을 고려하여 NDC 목표를 조정해야 한다"고 반발 성명서를 냈다.
투자자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기 위해 NDC를 포함한 전반의 과정을 어떻게 바라볼까.
글로벌 행동주의 자산운용사 나인티원(Ninety One)의 그래이엄 베이커(Graeme Baker) 자산관리사는 CSR와이어 기고를 통해 “우리는 충분히 빠르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2050년 탄소중립 사회 진입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세 가지 부문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1991년 설립된 자산운용사인 나인티원은 2021년 6월 기준 1900억 달러(약 220조원)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곳이다.
NDC 현재 목표로 2030년까지 0.5%밖에 안줄어...
국제기구 보고서를 참고하자
나인티원의 그래이엄 베이커 자산관리사는 "최근 국제기구에서 발표되는 보고서들을 보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각국의 NDC 목표가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경제포럼(WEF)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발간한 두 보고서를 보면, 기후위기가 현재 얼마나 심각한지 경각심을 느낄 수 있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는 더 신속하게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베이커씨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올해 2월에 나온 보고서(NDC Synthesis Report)에 따르면, 탄소중립을 선언한 국가들의 NDC 목표가 충분하지 않은데 현재 목표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이 0.5%밖에 줄지 않는다”며 “45% 정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11월에 있을 COP26에 기대를 걸어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제기구에서 나온 보고서들의 조사결과를 보면 자본의 흐름이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되고, 정치적 행동을 어떻게 더 빠르게 촉진할지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시장을 잡아라
재생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산업별 4배에서 41배까지 성장 전망
베이커씨는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를 통해 "지금 일생일대의 투자 기회가 왔다"고 했다. IEA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는 지금보다 풍력, 태양광, 재생에너지 용량은 4배, 도로 위의 전기차 수는 18배, 연간 배터리 생산량은 41배가 더 필요하다.
그는 “이는 이 영역에 소비될 자본 양이 상당히 늘 것이고, 지속가능한 공급망으로 전환하는 부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4조 달러(약 4642조원) 이상을 지출해야 하는데, 이는 지난 몇 년간 1조 달러(1160조원) 이하를 지출한 상황을 볼 때 단기간에 자본이 상당히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탄소배출 20% 차지하는 식품 분야에도 주목하라
대체육 시장 3000억 달러 이상 성장 전망
베이커씨는 “투자자가 일생에 한번 뿐인 이 투자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관심 있게 봐야 할 분야가 또 있다”고 말했다.
그는 “IEA 보고서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에너지 시스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리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0%를 배출하는 식품 분야의 미래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탈탄소를 위해서는 농업, 가축을 포함한 식품 산업 공급망에 대규모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지적하면서 “세계 인구는 2050년까지 90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 생산량을 약 70% 증가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나인티원은 식품 분야 연구를 통해 고기의 탈탄소화와 대체육을 중요한 탄소 중립 전략으로 제안했다. 나인티원은 식물과 세포로 만든 고기는 탄소 감축과 공급망 재편에 있어서 상당한 성장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인티원은 대체육 시장이 2035년까지 현재 수백억 달러 수준에서 2035년에는 3000억 달러(348조 2400억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나인티원은 "대체육은 탄소를 줄이는데 있어서 제품 소비뿐만 아니라 공급망 전반에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했다. 대체육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자연기반 제품과 효소, 생화학과 생물학 활성제가 필요하다. 베이커씨는 “ 생산자들은 대체육 생산을 위해 식물을 재배할 때 농작물 수확량과 자원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천연 제품을 사용하는 등 다른 산업에서 석유 제품을 대체하여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뉴스읽기】 탄소중립기본법 그 이후
- 넷제로 계획 문제 삼아 소송까지...호주 2위 정유사 산토스 제소당해
- 【Case Study】 '달지만 쓴' 초콜릿 공급망 리스크, 비욘드굿의 성공 비결
- 코트라, 국내 기업 '해외 탄소시장 진출 가이드' 발간
- 클라이밋 액션 100+, "식음료 산업 넷제로 해답은 스코프3"
- 탄소 배출량 많은 산업군, 배출 현황과 2050년 탄소중립 전략은?
- 글로벌 기업이 보는 에너지 전환 주요 의제는?
- MSCI 보고서... 넷제로 경제로의 전환, 투자자 참여와 포트폴리오 구성은 어떻게?
- COP26 앞두고... 금융기관은 기업에, 투자 컨설팅은 금융에 도미노 넷제로 요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