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굿 초콜릿 /출처=비욘드굿
비욘드굿 초콜릿 /출처=비욘드굿

원두가 초콜릿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코코아 공급망은 달지만 쓰다. 초콜릿은 코코아 농부의 1달러 이하 저임금 노동으로, 아동 노동으로, 그리고 거대한 산림 파괴로 만들어진다. 

세계 최대의 초콜릿 제조업체 마스(Mars), 허쉬(Hershey), 네슬레(Nestle)도 지난 20년 동안이나 코코아 농장 아동 노동을 근절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식음료 산업에 속하는 초콜릿 산업은 공급망이 복잡하고 거대하여 가치 사슬의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추적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초콜릿 회사 비욘드굿(Beyond Good)은 공급망 관리 문제를 해결한 성공 사례다. 비욘드굿은 “투명성은 달고 맛있다”는 슬로건으로 중간유통 과정 제거, 상향식(Bottom-Up) 조림사업, 정보의 투명한 공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왔다.  

 

하루 1달러 미만 저임금 노동

중간유통 비용 없앤 공급망 구조조정으로 해결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는 주로 서아프리카 지역 국가에서 생산된다. 코코아 주 수출국에는 코트디부아르, 가나, 카메룬이 있다. 문제는 이 지역 농부들이 저임금 노동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해외 미디어 '비주얼 캐피털리스트(Visual Capitalist)'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노동자는 하루에 각각 0.78달러, 1달러를 벌고 있다. 세계은행이 극단적 빈곤의 기준치를 일간 소득 1.90달러로 정했는데, 이는 그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 지역에 저임금으로 일하고 있는 노동자 수만 각각 60만 명과 80만 명이다. 코코아 농장은 이 지역 외에도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농부가 저임금 노동에 노출되어 있다.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비욘드 굿의 농부들은 하루에 3.84 달러를 벌고 있다. 이는 서아프리카 지역 다른 농부들 임금의 5~6배이며, 마다가스카르 1인당 GDP의 3배 가까이 된다. 비욘드 굿의 농부가 지갑에 돈을 더 채울 수 있는 이유는 공급망 중간유통 과정 없이 초콜릿 생산공장과 직접 거래하기 때문이다.  

기존 초콜릿 산업 공급망(위)과 비욘드굿의 공급망(아래) 비교 /출처=비욘드굿
기존 초콜릿 산업 공급망(위)과 비욘드굿의 공급망(아래) 비교 /출처=비욘드굿

비욘드 굿은 코코아 수집원(Collectors), 수출업자(Exporters), 수입업자(Importers)의 농장과 공장 사이 3~5단계의 중간 유통사(Middlemen)를 없앴다. 비욘드 굿은 유통사를 없애고 성장통을 겪었지만, 코코아 생산 농가와 공장을 직접 연결함으로써 공급망을 투명하게 유지하고, 농부들에게 더 많은 임금을 줄 수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5~17세 아동 강제 노역

농장과 공장 직접 연결한 투명한 공급망으로 해결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파악된 아동 노동자 수만 각각 89만1500명, 70만8400명이다. 2015년 미국 노동부 보고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200만명 이상 어린이들이 코코아 재배 지역에서 위험한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고 밝혀진 바 있다.

2019년 워싱턴 포스트 보도 ‘코코아의 아동 노동자들’은 “초콜릿 제조업체 마스는 코코아 생산량의 24%만 공급 경로를 추적할 수 있고, 허쉬와 네슬레는 추적 자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냥 좋은 것이 아니라, 좋음을 넘어선다"라는 비욘드굿의 메시지 /출처=비욘드굿
"그냥 좋은 것이 아니라, 좋음을 넘어선다"라는 비욘드굿의 메시지 /출처=비욘드굿

비욘드 굿은 지금까지 공급망 내 아동 노동 사례가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비욘드 굿은 이 역시 농장과 공장이 직접 연결되어 공급망이 투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비욘드 굿은 2021년에 300만~ 400만 개의 초콜릿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 중 4분의 3이 마다가스카르에서 생산된 코코넛을 이용하고 있다. 

비욘드 굿은 우간다로 공급망을 확산하고 있는데, 2022년까지 초콜릿 공장을 위탁해 초콜릿을 생산할 계획이다. 비욘드 굿은 우간다에 공급망을 완전히 설치하기까지 12개월에서 18개월 정도 걸리고, 마다가스카르의 농부들의 생활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4~6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성공적인 공급망 관리가 단순히 마다가스카르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우간다를 넘어 다른 곳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 비즈니스 모델임을 증명할 계획이다.

 

'나무 베지 않고 심는다'

바텀-업 방식의 자발적 조림사업

코트디부아르 출신 환경운동가 에릭 아그네로(Eric Agnero)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누군가 미국의 초콜릿 바를 입에 물면, 나무 한 그루가 잘려나간다”라고 말한 바 있다. 

초콜릿 산업에서 코코아 생산으로 인한 산림벌채 문제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지난 50년 동안 코트디부아르는 전체 숲의 80%를 잃었는데, 그중 일부는 코코아 생산지를 넓히기 위해 농부들이 나무를 잘라낸 것으로 확인됐다. 마스도 2009년에 사업에서 산림벌채를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목표치까지는 성취하지 못했다. 

농부들이 조성한 숲에 산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출처=비욘드굿
농부들이 조성한 숲에 산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출처=비욘드굿

비욘드 굿의 농부들은 벌채가 아니라 오히려 나무를 심어서 코코아 생산지를 확장했다. 코코아나무는 바나나, 잭프루트, 감귤나무가 서식하는 땅에서 자랄 수 있다. 기존 코코아 생산 방식은 이 나무들을 자르고 코코아나무를 심었다. 비욘드 굿의 농부들은 쌀 농사를 짓던 땅에 이 나무들과 코코아나무를 같이 심어서 숲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생산지를 넓혔다.

산림 녹화와 조림사업은 비욘드 굿 본사 지침이 아니라, 공급망 내 농부들이 스스로 선택해서 실행한 바텀 업 방식의 프로젝트였다. 비욘드 굿 본사는 단지 영국 브리스톨 동물학회에 새롭게 조성된 숲을 연구하도록 의뢰했다. 숲에는 멸종위기를 겪는 여우원숭이 5종, 캐노피 나무 등이 서식하면서 생태계가 형성됐다.

비욘드 굿의 맥콜럼(McCollum) 대표는 “우리는 단 한 명의 농부에게 나무를 심으라고 한 적이 없다”며 “농가와 본사 사이에 파트너십 인센티브가 너무 좋아서 이들 스스로가 해낸 것이고, 자발적인 프로젝트기 때문에 확산성과 지속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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