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넷제로 목표와 로드맵 설정을 위한 주요 이니셔티브
투자자 중심의 CA100+, 정부와 기업 중심 SBTi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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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2050년까지 2℃ 이하 지구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2050 넷제로 목표가 국제적으로 도입됐다. 이후 IPCC 보고서를 통해 1.5℃ 이하 상승 억제 목표가 나왔고 IEA는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탄소중립 로드맵을 그렸다. 

이 넷제로 기준과 로드맵을 기준으로 기업이 넷제로 목표와 로드맵을 설정하는데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이니셔티브가 클라이밋 액션 100+(Climate Action 100+ 이하 CA100+)와 과학기반감축목표(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다.

두 이니셔티브는 기업의 넷제로 목표와 로드맵 설정을 통한 넷제로 달성이라는 큰 목적은 같지만, 방법론, 참여 방식, 산업군별 로드맵 지침 등 세부 부문에서 차이가 있다. 

 

투자자 중심의 CA100+와 정부와 기업 중심의 SBTi

CA100+는 투자자 중심의 이니셔티브다. CA100+는 UN 책임투자원칙(PRI)을 바탕으로 2017년 설립됐다. 이니셔티브의 설립 목적은 온실가스 배출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탄소 배출 억제, 기후변화 관련 금융 공시 강화이다. UN PRI는 121조 달러(14경 3869조 원) 자산을 운용하는 4000곳 이상의 가입자로 구성되어 있다.

설립 파트너 기관은 아시아기후변화투자그룹(AIGCC, ASIA INVESTOR GROUP ON CLIMATE CHANGE), 세레스(Ceres), 기후변화에 대한 기관투자 그룹(IIGCC, The Institutional Investors Group on Climate Change), 유엔 책임투자원칙(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으로 비영리 및 투자 기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CA100+는 2016년 미국 최대 연기금 캘퍼스(CalPERS)가 최초 소집했고 2017년 UN PRI 콘퍼런스를 통해 창설됐다. 2018년에는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의 GPIF가 이니셔티브 서포터로 참여하고, 2020년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참여했다. 2021년 3월에 CA100+는 넷제로 기업 벤치마크를 발표해 넷제로 전환 과정의 기업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가하고 각 산업 부문 글로벌 전략을 개발했다.  

현재 참여 기관은 연기금, 자산 운용사 등 55조 달러(6경 5395조 원)를 운용하는 615 곳의 기관 투자자가 참여하고 있다. 대상 기업은 세계 산업 온실가스의 80%를 배출하는 167곳 기업을 포커스 그룹으로 평가하고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은 한국전력공사, 포스코 SK 이노베이션 등이 있다. 

SBTi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 목표에 부합하는 과학기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설정하기 위한 지침과 방법론을 제공하여 기업의 기후행동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설립 파트너 기관은 세계자연기금(WWF)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세계자원연구소(WRI)으로 비영리 및 정부 기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SBTi는 특히 성공적인 넷제로 전환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SBTi는 ▲ 기술자문그룹을 운영, 최신 기후과학을 반영한 방법론 제공 ▲ SBT 수립의 모범 사례 제공 ▲ 목표 수립 시 참고자료, 역량 강화 워크숍, 지침 등을 제공 ▲ 기업의 목표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고 승인과 같은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참여기관은 1878개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SBTi와 연관되어 있고, 934개 기업이 SBTi에 가입 신청, 조정, 승인 과정에 있으며, 846개 기업은 SBTi의 기업 참여 독려 이니셔티브인 '비즈니스 앰비션 포 1.5(Business Ambition for 1.5℃)에 가입했다. 주요 참여 기업은 알리안츠, 블룸버그, 시스코, 다임러, 힐튼,유니레버, 월마트 등이 있다. 

SBTi는 참여 기업명, 넷제로 목표 및 로드맵 설정 진행상황, 1.5℃ 혹은 2℃ 이하 목표, 국가, 지역, 산업부문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SBTi와 비즈니스 앰비션 포 1.5에 가입하면 유엔기후협약(UNFCCC)가 주도하는 민간 부문 넷제로 이니셔티브 레이스 투 제로(Race To Zero)라는 엄브렐라 이니셔티브에 자동 가입된다. 레이스 투 제로는 733개 도시, 31개 지역, 3,067개 기업, 173개 최대 투자자 및 622개 고등 교육 기관 행위자로 구성된 네트워크로 현재 거의 25%의 전 세계 탄소 배출량과 50% 이상의 GDP를 차지한다.  

SBTi에는 KB금융, 신한금융, DGB금융, SK증권 등이 가입했다. 가입한 후 약정서를 제출하면 2년 내 감축목표를 SBTi로부터 승인을 받게 된다. 아직 국내 기업 중에서 SBTi로부터 승인을 받은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 앰비션 포 1.5' 캠페인 참여를 선언한 국내 기업은 LG전자와 우리금융그룹이다. 

 

이니셔티브 가입 혜택

넷제로 목표와 로드맵 구체적 방법론 및 네트워크

CA100+는 넷제로 전환 목표에 투자자 참여와 기업 행동을 세 가지 방식으로 지원한다.

먼저 기업이 넷제로 전환 행동 즉, 탈탄소화 계획을 기술, 투자, 공급망 등의 영역에서 단기, 중기, 장기 탈탄소화 약속을 먼저 서약하게 하고 CA100+ 벤치마크 10개 지표로 이를 평가한다. 

10개 지표에는 넷제로 2050년, 단기(2025년), 중기(2026~2035년), 장기(2036~2050)년 탄소 감축 목표, 탈탄소 전략, 자본 할당, 기후 정책 관여, 기후 거버넌스, 공정한 전환, TCFD 공시가 있다. 공개 평가 리소스는 한국어 버전도 지원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각 산업 부문별 행동 지침을 제공한다. 이는 산업의 시스템과 공급망의 도전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나타낸다. 예를 들면, 철강 산업은 자동차 제조사, 시공 및 건설회사와 같은 공급망과 시스템을 다루는 정책 입안자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데, CA100+가 이에 관한 넷제로 전환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다.  산업별 지침은 항공과 식음료 산업 부문은 작성이 끝났고, 철강(21년 10월), 전력(22년 1월), 운송(22년 5월), 광업(22년 6월) 부문은 개발 단계에 있다.

세 번째는 투자자 행동 제안이다. CA100+는 투자자가 기업의 탈탄소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집중 투자 방식을 제안한다.  CA100+는 투자자 중심 이니셔티브로서 투자자의 자본을 기후 변화 시나리오에 대입하여 어떻게 할당할 것인지를 분석하고 지침을 제공하는 자본 할당 평가 지표도 따로 제공하고 있다.  

CA100+는 기업의 저탄소 경제 대응준비 평가 프로그램인 TPI(Transition Pathway initiative)의 파리 기후협정 2℃ 상승 억제 기준에 대한 방법론을 차용하고 있으며, IEA 탄소중립 로드맵을 활용하여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CA 100+는 앞으로 화학, 소비재 등 넷제로 평가 방법론이 없는 산업 부문의 지침을 개발하고, IASB와 IAASB 의견에 따라 기후 회계 평가 지표와 공정한 전환 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EU 국가에 본사를 둔 회사는 EU 그린 택소노미의 ‘녹색 수익’ 개념을 활용한 확장된 녹색 수익 지표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SBTi는 SBTi에 가입함으로써 기업이 얻게 되는 6가지 이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SBTi는 소속 기업 임원 1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여 브랜드 평판, 투자자 신뢰도, 규정에 대한 복원력, 혁신 향상, 비용 절감, 경쟁력 부문에서 이익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SBTi는 당사 웹사이트에 소속 기업의 넷제로 목표 설립과 로드맵, 실행 사례 분석도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한다. 

 

SBTi는 넷제로 전환 기후 목표에 대한 기준을 세밀하게 제공하고 있다. 우선 스코프 1, 2에 대한 목표는 반드시 수립해야 한다. 스코프 3의 배출량이 전체 배출량의 40% 이상을 차지할 때는 스코프 3 목표도 필수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SBTi는 기업에 중기 목표(5~15년)와 2050년까지의 장기 목표를 세우도록 권고한다. 배출량 산정 기준연도는 가장 최근 연도이다. 기온 상승 제한 목표는 현재 파리기후협정에서 채택한 2℃ 경로를 따르고 1.5℃ 목표 수립을 권장하는데, 내년 7월부터는 1.5℃ 경로를 기본 목표로 설정하게 된다. CA100+가 탄소 배출량을 중심으로 포커스 그룹을 설정하는 반면에, SBTi는 7가지 온실가스 종류를 모두 포함해 기후 목표를 설정한다. 

SBTi는 산업 부문별 지침도 제공한다. 현재 항공, 신발 및 의류, 금융기관, ICT, 전력 부문 지침은 개발이 완료됐다. 알루미늄, 화학,산림, 토지 및 농업 부문 지침은 스코프 1,2,3에 대한 세부 기준을 작성중이고, 석유 및 가스, 수송 부문 지침도 개발하고 있다.

SBTi에 가입 승인이 되면, 당사 홈페이지와 파트너 이니셔티브 홈페이지에 게재되고, 가입 기업은 회사의 배출량을 매년 공개해야 하고, 목표 달성 진행 상황 모니터링과 보고를 연례보고서, 지속가능보고서, 해당 기업 웹사이트 등을 통해 공개해야 한다. 

 

이니셔티브 가입 방법은?

CA100+와 SBTi는 가입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CA100+는 CDP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탄소 배출량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이니셔티브 차원에서 포커스 그룹을 형성하고, 이니셔티브 차원에서 직접 가입을 독려한다. CA100+는 기업보다 투자자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를 주로 설명하고 있다.    

투자자는 CA100+ 포커스 그룹 목록에 올라와 있는 기업 중에 관여(Engagement)활동을 하고 싶은 기업을 선정하고, 자신이 주요 투자자인지, 공동 투자자인지, 개인 투자자인지 표시해야 한다. 투자자가 가입 승인이 되면, 투자자 라운드 테이블을 열거나, 선정 기업과 회의, 실적 발표 및 연례 총회 참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여 활동을 하도록 CA100+가 지원한다.

SBTi는 가입까지 기업이 직접 가입 신청서를 내고 조정기간을 거쳐 승인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기업은 다섯 단계를 거쳐서 SBTi에 가입할 수 있다.

기업은 과학기반목표를 설정하려는 의도를 적어 제출하고, SBTi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탄소배출 절대감축 목표 혹은 산업 부문별 감축 지침에 따라 넷제로 목표를 개발한다. 기업이 목표 개발을 완료하면 공식 검증을 위해 SBTi에 제출한다. SBTi가 목표를 승인하면 기업은 이 목표를 발표하고 이해 관계자들에게 알린다. 기업은 가입 후 매년 스코프 1,2,3에 대한 전사적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해야 한다.

기업은 목표에 대한 약정 서한을 보낸 후 24개월 이내에 목표를 제출해야 하고, SBTi는 제출물에 대해 1차 심사를 진행한다. 1차 심사를 통과하면 기업은 대상 검증 서비스에 서명하게 되는데, 서명을 완료하면 SBTi는 30영업일 이내에 제출된 목표에 대한 검증을 실행하여 가입 결정 사항을 전달한다. 

대상 검증 평가 2번 진행할 수 있고 비용이 든다. 기업은 부분 검증과 전체 검증을 각 1회씩 진행하거나 전체 검증을 2회 진행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이때 드는 비용은 4950달러(약 588만원), 중소기업은 1000달러(약 119만원)이다. 기업이 2회 평가로 승인되지 않은 경우 대상 검증 평가 1회를 더 받을 수 있는데, 이 비용은 2490달러(약 296만원)이다. 다만, 개발도상국에 본사를 둔 기업 등 평가 비용 면책 조항이 있으므로 이를 살펴보는게 좋다. 

CA100+SBTi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도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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