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관련 테크기업 자일럼(Xylem), ESG 목표와 연계한 첫 고객
녹색채권 이어 지속가능연계대출(SLL)까지 금융상품 확대 추세
골드만삭스가 ESG 목표를 연계한 예금계좌를 20일(현지시각) 처음으로 출시했다.
ESG 연계 예금계좌를 개설한 첫 기업은 글로벌 물 관련 테크기업 자일럼(Xylem)이라고 밝혔다. 자일럼은 물 관련 인프라, 서비스, 데이터 및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매출이 52억달러(5조7000억원)가 넘는다.
자일럼이 물 보존과 탄소배출 감축 등을 포함한 ESG 목표를 달성할 경우 골드만삭스는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하고, 그렇지 못하면 높은 이자율 지급은 없다. 자일럼과 같이 지속가능성 전략을 잘 이행하는 기업의 경우 이자율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금융상품인 셈이다. 크레딧스위스에 따르면, 자일럼은 올초 ESG점수가 높은 대표적인 주식의 하나로, MS, 아마존, 화학회사 린드와 함께 손꼽힌 바 있다.
자일럼이 설정한 2025년 지속가능성 목표는 ▲고객이 첨단 기술을 활용해 165억입방미터 이상의 물을 절약할 수 있도록 돕고 ▲70억 입방미터 이상의 오염수가 지역사회에 범람하는 걸 막기 위해 고객을 지원하며 ▲물 순환과 관련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80만톤 이상 줄이고 ▲최소 2000만명의 빈곤국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과 위생 솔루션에 대한 접근권을 제공하며 ▲주요 시설에서 100% 재생에너지 및 100% 물 재활용 공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자일럼, 2025년까지 주요시설 100% 물 재활용 공정 달성 목표
이번 금융상품은 ESG 연계 금융상품이 나날이 확대되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기존에는 녹색채권 발행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ESG 혹은 지속가능목표 연계 대출상품이 나오는 데 이어 통화스와프에도 ESG 목표를 연계해 이자율을 달리 지급한다.
기업은 기업대로, 금융권은 금융권대로 ESG 목표 달성에 유리하기 때문에 이런 구조를 선호한다. 자일럼은 2019년 미국의 일반산업부문 최초로 8억달러(94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SLL: Sustainability-linked loan)을 받은 바 있다. 2020년에는 10억 달러(1조17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샌디 롤랜드(Sandy Rowland) 자일럼 CFO는 “ESG와 연결된 계좌 계정은 지속가능성이 비즈니스 전략과 금융 접근(자본조달)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비전과 일치한다”며 “ESG 성과를 인정하고 보상하는 금융상품은 금융과 지속가능성을 상호의존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한편, 골드만삭스 입장에서도 이 같은 ESG 목표 연계 금융상품은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낮출 수 있어 선호한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금융에 7500억 달러(88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청정에너지, 지속가능한 운송과 식량 및 농업, 폐기물, 생태계 서비스, 혁신적인 의료서비스, 접근가능하고 저렴한 교육, 지역사회 등과 연계된 부문이 이에 해당한다. 골드만삭스 지속가능금융그룹 존 골드스타인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ESG 목표 연계 예금 상품은 기존 ESG금융 상품을 보완하는 것으로, 기후 전환과 포용적 성장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높이는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연계 대출, 2017년 첫 발행이후 폭발적 성장
한편, 지속가능성 목표와 연계한 대출시장은 2017년 첫 발행된 이후 최근 들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S&P에 따르면, 첫 SLL 대출은 2017년 4월 16개 은행 컨소시엄이 12억 달러 규모의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 다수의 은행들로 구성된 중장기 대출)에 합의하면서 ING와 필립스가 주도한 것이다. 필립스의 지속가능성 실적에 따라 금리가 좌우되는 조건이었다. 이후 2018년 2월 다농이 20억유로의 SLL을 발행했다. 지난해 제트불루(JetBlue)는 항공업계 최초로 BNP파리바로부터 5억5000만달러의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을 받기도 했다. 제트블루의 ESG 성과는 비지오 아이리스(Vigeo Eiris)가 평가하는 ESG등급평가 점수와 연계하도록 설계됐다.
FT는 “포지티브 인센티브 대출은 2019년 전년 대비 250% 늘어날 정도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특정한 지속가능성 사업에 채권을 발행하는 녹색채권과 달리, SLL 대출은 대출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제한을 받지 않는다”며 인기 이유를 밝혔다.
JP모건은 최근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넬과 체결한 통화스와프에 에넬이 설정한 ESG 목표달성 여부를 연계, 지불 이자를 달리하는 금융상품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SK텔레콤도 지난 6월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그룹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ESG 연계 대출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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