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건물주와 청정 에너지 설비업자를 연결 시켜는 스테이션 에이의 홈페이지
인공지능으로 건물주와 청정 에너지 설비업자를 연결 시켜는 스테이션 에이의 홈페이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이 능사일까.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건물주를 위한 온라인 장터를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스타트업 '스테이션에이(Station A)'는 최초로 인공지능(AI)을 사용한 청정 에너지 온라인 장터다. 스테이션에이는 2018년 석유가스 회사인 NRG에너지로부터 독립한 스타트업이다. 

이들이 주목한 건, 건물주 입장에서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설비업체를 골라야 하는 '골치 아픈' 문제였다. 스테이션에이는 건물주가 청정에너지 설비업체를 잘 선택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사용한다. 

스테이션에이에 따르면, 먼저 ▲개조하려는 건물의 지리ㆍ환경ㆍ금융 데이터를 수집하고 종합한 후 ▲설비업체로부터 체크리스트를 이용해 제안서(RFP)를 받고 ▲제안서가 처리되는 과정을 전부 시각적으로 표현해서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며 ▲건물주가 설비업체를 잘 선택할 수 있도록 스테이션에이가 돕는 방식으로 거래가 진행된다고 한다.  

거래가 투명해지면서, 양측의 거래에서 '정보 비대칭' 문제도 깔끔하게 해소됐다. 스테이션에이의 온라인 장터는 2000개가 넘는 청정 에너지 설비업체를 확보하고 있다. 

한편, 청정 에너지 설비업자 입장에서 보면 스테이션에이의 서비스는 지역에 따른 청정 에너지 제품 시장을 단 몇 초만에 분석해주기 때문에 신속하고 편리하다. 게다가 스테이션에이는 건물의 지리적 특징, 사업정보는 물론 에너지 사용까지 분석해 보여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스타트업은 미국에서 76만5000개가 넘는 건물에 에너지 등급을 부여했다고 한다. 이 등급은 건물의 효율을 업그레이드해서 장기간에 걸쳐 절약되는 건물의 유지비에 근거해서 결정한다. 등급 결정을 하기 위해 스테이션에이는 금융, 인공위성, 유틸리티와 자산 데이터를 종합한다.

케빈 버크마이어(Kevin Berkemeyer) 대표는 "스테이션에이의 온라인 장터에서 거래한 빌딩이 절약한 비용을 합치면 1350억 달러(163조원)를 넘는다"고 블룸버그에 밝혔다. 

스테이션에이의 온라인 장터에서 입찰하는 것은 무료다. 하지만 장터에서 거래가 성사될 경우 받는 수수료가 수익의 기반이 된다. 버크마이어 대표는 자신의 회사가 “청정 에너지 업계의 질로우(zillow)”라고 자랑했다. 질로우는 2004년에 설립된 미국의 거대 온라인 부동산 중개회사다.  

또, 버크마이어 대표는 "스테이션 에이는 기존의 전통적인 거래 시스템에서는 잘 표현되지 않고 고객의 관심사를 반영하며, 현존하는 복잡한 거래 시스템을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미국에서 상업용 빌딩이 쓰는 전기는 전체 전기 사용량의 3분의 1이 넘는다. 몇몇 주 정부는 다가올 수십 년 동안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건물에 대한 탄소감축 목표를 설정했다.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모든 상업용 건물의 절반이 203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빌딩을 개보수하는 에너지 공급업자와 기업에게 많은 돈이 향했으나, 지금은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려는 구매자에게 자원을 제공하는 사업에 돈을 투자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상업용 건물에 조명과 에어컨 업그레이드를 하는 리뎁티브(Redaptive Inc.)는 2020년에만 1억5700만 달러(18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패시프로직(PassiveLogic)과 익스텐시블 에너지(Extensible Energy) 같은 회사는 에너지 사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건물주에게 제공한다. 

하지만 아직 수많은 소규모 부동산 건물주들은 복잡한 자금조달과 위험을 수반하는 이러한 업그레이드를 꺼리고 있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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