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동아시아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지역의 테크 산업 기업들이 기후 목표를 충족시키기에는 현 성과와 노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 동아시아는 탄소 중립 공약을 발표한 중국, 한국, 일본의 대표적인 기술 기업 30곳을 선정해, ▲공약 ▲조치 ▲데이터 투명성 ▲정책 옹호 등 네 가지 부문에서 각각 기후 성과를 A부터 F까지 등급을 매긴 다음 해당 등급에 따라 최종 점수를 부여했다.
평가 결과, 대부분의 기업들이 D등급을 받았으며 C+이상의 점수를 받은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리피스는 "기업들의 기후 목표치 범위가 너무 좁고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업 전체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코프3(Scope3)에 해당하는 공급망 관리를 에너지 약속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2030년부터 2050년까지 기후 목표를 이루고 에너지 전환하기에는 너무 느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 샤오미, 알리바바는 100% 재생에너지 공약이나 배출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한 적이 없어 'D등급'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만 전기사용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과 베트남에서는 화석연료에 계속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샤오미와 알리바바는 데이터 투명도 부문에서 가장 실적이 나빴고, 삼성과 샤오미는 재생에너지 사용율과 효율을 실질적으로 높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가 회사 전체 전력 소비량의 7%를 차지하는 등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데 거의 진전을 이루지 않았다"며 "이는 기업이 배출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소니, 후지쯔와 파나소닉이 각각 1, 2, 3위를 차지했으며, 라쿠텐, 히타치, 도시바도 10위 안에 들었다. 한국 기업은 LG그룹이 4위를 차지했으며, 중국의 바이두와 화웨이 테크놀로지가 각각 6위와 7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1위를 차지한 소니도 C+등급을 받아 전반적으로 아시아 기술 기업들의 성과가 저조했다.
30개 기업 중 절반이 제로 탄소를 약속했지만 소니, 캐논, 르네사스 전자, LG전자 등 4곳만이 온실가스 배출 데이터를 공개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20% 이상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달성한 곳은 일본 상거래기업 라쿠텐과 중국 GDS홀딩스 뿐이었다. 소니, 도시바, 히타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공급망 배출량을 포함시켰으며, 야후와 라쿠텐 그룹도 2030년까지 비재생 에너지를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소니는 공급망 전반에 걸쳐 100% 재생 가능성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공약을 발표해 'A등급'을 받았지만 소니 사업장의 10% 미만이 재생 에너지로 가동되고 있어 점수가 하락했다.
보고서는 기업들에게 탄소 제로에 대한 단기 목표를 설정하고, 현재 옥상 태양광과 같은 제한된 자원에 의존하고 있어 전력 구매 형태로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할 것을 제언했다. 또한 공급망 내 기후 및 에너지 데이터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