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에서 개최된 CES에서 친환경 기술이 다수 소개됐다./ CES
지난주 미국에서 개최된 CES에서 친환경 기술이 다수 소개됐다./ CES

코로나19로 2년만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2'가 7일(현지시간) 폐막했다. CES 전시회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는 전 세게 159개 국가에서 22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트위터, 메타(옛 페이스북),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은 디지털 방식으로 참가했지만. 국내 기업은 역대 최대 규모로 참석해 혁신 기술을 뽐냈다.

CTA는 CES에 등장한 혁신 기술을 토대로 올해의 5대 기술 트렌드로 ▲핀테크(Fintech) ▲사이버 보안(Cybersecurity) ▲수송 기술의 미래(the Future of Transportation) ▲푸드 테크(Food Tech) ▲디지털 치료법(Digital Therapeutics) 등을 전망했다. 이러한 기술 트렌드에 ‘친환경’이 반영된 기술과 제품들이 CES에서 대거 소개돼 주목받았다. 특히, 국내기업의 친환경 기술과 전략들이 활발하게 소개돼 뜨거운 시선을 받았다.

CES 2022에서 혁신상 21개를 포함해 총 108개 상을 받은 삼성전자는 한종희 부회장의 기조연설을 통해 기술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특히 태양광이나 실내조명으로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솔라셀 리모컨’을 소개했다. 솔라셀 리모컨은 기존 리모컨 대비 소비전력을 80%이상 감축할 수 있으며, 이 리모컨을 적용한 제품의 판매량과 사용 기간을 고려했을 때 2억개가 넘는 배터리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배터리를 일렬로 나열했을 때 라스베이거스에서 한국까지의 거리다. 또, 삼성전자는 제품의 친환경은 물론 포장까지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일례로, TV 등 가전제품 포장 박스를 업사이클링해 생활 소품으로 탈바꿈하는 ‘에코 패키지’를 전시장에 소개했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은 전년 대비 올해 30배 이상 많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제조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2025년까지 모든 모바일·가전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파타고니아와 세탁 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 해결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데 이는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작은 생물의 몸에 쌓이고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 돌아오게 된다.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는 세탁 시 섬유에서 떨어지는 미세플라스틱을 물과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SK그룹은 현재 조림사업을 하고 있는 충북 충주 인등산 숲을 모티프로 한 그린 부스를 CES 전시장에 마련해 친화경 기술과 ‘넷제로(탄소중립)’ 계획을 공유했다. 국내 대형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CES에 참가한 SK에코플랜트는 넷제로 시티(Net Zero City)를 선보였다. 넷제로 시티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폐기물, 대기오염물질을 에너지화 또는 자원화함으로써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순환 경제 모델을 적용한 환경 도시다. 특히, 넷네로 시티에는 현재 추진 중인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 수소 생산, 연료전지 발전, 폐기물의 에너지화 등 환경·신재생에너지 해법이 담겼다.

SK텔레콤은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인 인공지능 반도체 ‘사피온’을 공개하고, 기지국과 네트워크망 전력 사용량을 50% 이상 아낄 수 있는 ‘싱글랜’ 기술도 선보였다. 또, 처음 CES에 나온 SK E&S는 수소 생산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는 친환경 수소 밸류체인 구축 전략을 소개했다. SK그룹은 부스 투어를 마친 관람객들에게 전시장 밖의 SK 푸드트럭에서 대체육으로 만든 핫도그와 대체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받을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자율운항 선박인 '아비커스'를 경험해볼 수 있는 가상현실 공간을 전시했다. 더불어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는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로 그린 수소를 만드는 설비와 수소를 운반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을 상용화하겠다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두산 퓨얼셀은 개발 중인 트라이젠(연료전지를 활용해 수소와 전기,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시스템) 기술을 선보였으며, 두산밥캣은 유압 관련 시스템이 모두 제거돼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트랙로더·전기굴착기·무인지게차 등 친환경 장비 3종을 전시했다.

해외 기업 중에서도 친환경을 강조한 곳이 다수였다. 미국 농기구 업체인 존디어는 잡초만 골라 선택적으로 제초제를 뿌려 제초제 사용량을 77%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으며, 독일에 본사를 둔 보쉬는 환경 보호를 위한 화재감지 센서를 공개했다.

스타트업도 환경을 입힌 기술을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레인스틱(RainStick)은 목욕시 버려지는 물을 재순환해 물과 에너지를 80% 절약하는 솔루션 기술을 선보였다. 캐나다 스타트업 오토도 물 사용량을 50% 절감할 수 있는 ‘스마트 스프링클러’를 선보였는데, 이는 금년 CES 혁신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스타트업인 에파(Effa) 종이로 만들어진 칫솔과 면도기를 선보였다. 제품에 포함된 금속과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가능해 업계에 주목을 받았다. 라쏘루프(Lasso Loop)는 오염으로 인해 폐기물이 재활용률 낮다는 점을 인식해 가정에서 플라스틱, 유리 등 7종의 폐기물을 세척해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 가전제품을 소개했으며, 미국 스타트업인 Amogy는 암모니아를 재생가능한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중장비, 해상 및 운송 부분에서 사용가능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 임팩트온은 1월말 유료구독자를 위해 <CES에서 등장한 ESG 기술> 보고서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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