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6개 주를 비롯해 환경단체 4곳, 전미자동차노조(United Auto Workers Union)은 미 연방 우체국(US Postal Service)이 향후 10년 동안 노후된 배송 차량을 수천 대의 가스 동력 배송 차량으로 교체하려는 계획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20년, 루이스 드조이(Louis DeJoy) 미 연방 우체국장은 수명이 다한 기존 배송 차량을 교체하면서 새 트럭의 1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소송에 휘말린 미 연방 우체국
지난 23일, 미 연방 우체국(USPS)은 수천 대의 가스 차량으로 배달 차량을 교체하려는 계획에 대한 최종 규제 요건이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USPS 는 내년에 첫 번째 새 차량을 인도받게 된다.
이에 16개 주는 미 연방 우체국이 “차량의 환경적 피해를 적절하게 설명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28일, USPS를 고소했다. 소송에 참여한 주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코네티컷, 델라웨어, 일리노이, 메인, 메릴랜드, 미시건, 뉴저지, 뉴멕시코, 뉴욕, 노스캐롤라이나, 오레곤, 펜실베니아,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워싱턴, 워싱턴 D.C가 있는 컬럼비아 특별구, 뉴욕시, 베이 에어리어 대기질 관리 지구 등이다.
소송에는 “갤런당 8.6마일(3.78리터당 13km)밖에 주행하지 못하는 차에 최대 113억 달러(한화 약 14조 2000억원)를 지출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기관의 환경 분석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어 “이 계획은 연방 기관이 결정을 내리기 전에 환경, 사회 및 경제적 결과를 엄격히 검토하도록 요구하는 ‘국가환경정책법(National Environmental Policy Act, NEPA)’ 을 위반했다”며 “USPS의 가스 차량이 주정부가 기후 변화 공약을 달성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롭 본타(Rob Bonta) 캘리포니아 법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 연방 우체국은 지구와 미래에 투자할 역사적인 기회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좋지 않고 지역 사회에 해가 되는 구식 기술을 두 배로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본타는 이어 ”이 구매가 완료되면 향후 30년 동안 우리 주 전역과 전국의 가정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10만대 이상의 새로운 가스 차량이 이웃에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가 USPS 계획을 막아 서는 이유
16개 주가 참여한 소송과 더불어 환경 단체 ‘어스저스티스(EarthJustice)’를 중심으로 ‘클린에어나우(CleanAirNow)’, ‘생물 다양성 센터(the Center for Biological Diversity)’, ‘시에라클럽(Sierra Club)’이 참여한 소송과 더불어 전미자동차노조(United Auto Workers)와 천연자원보호협회(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가 함께 하는 소송도 제기됐다.
환경 소송을 주로하는 비영리단체 어스저스티스(Earthjustice)는 “USPS가 새로운 우편 트럭으로 화석연료 대신 전기차를 선택할 경우 매년 1억1000만 갤런(약 4억1640만 리터)의 연료가 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어스저스티스의 선임 변호사인 애드리언 마르티네즈(Adrian Martinez)는 “드조이의 계획은 우리를 수십 년 전으로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USPS의 환경 계획은 의심스러운 계산법에 기반을 두었으며 법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라며 ″우리는 이 무모한 결정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천연자원보호위원회(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의 운송 분석가인 파트리시오 포르틸로(Patricio Portillo)는 성명에서 “비도, 진눈깨비도, 분별력 있는 재정적 능력도 미 연방 우체국 지도자들이 화석연료 트럭을 사려고 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깨끗한 공기와 비용 절감을 위해 이 계획을 다시 돌려놔야할 때”라고 말했다.
USPS, 정책에 문제 없다고 반박
USPS 대변인 킴 프럼(Kim Frum)은 ”이 계획은 환경정책법에 따라 강력하고 철저한 검토를 거쳐 이루어 졌다. 우리는 모든 의무를 완전히 준수했다”라고 말했다.
드조이는 2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안전을 위해 노화 차량을 긴급하게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기 차량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는 어렵다”라며 ”내부 또는 의회로부터 추가 자금이 확보되면 향후 10년간 이뤄질 계획에 따라 더 많은 전기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