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가로 러시아산 석탄 수입, 중국은 반사이익으로 영업마진 대폭 확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전 양상을 보이자, 올 겨울을 대비해야 하는 유럽연합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EU 에너지장관들은 27일(현지시각) 올해 11월까지 유럽의 가스 저장고를 최소 80% 채울 것을 보장하는 새로운 법을 채택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유럽위원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차질로 인해 12개 EU국가에서 공급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현재의 공급 수준은 지난해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자칫하면 올해 말까지 아예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모두 끊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EU 에너지담당 위원들은 올해 11월 1일까지는 최소 80%, 다음해 겨울에는 90%까지 자국의 지하 가스 저장 용량을 비축하기로 했다. 프랑스 에너지 담당장관인 아그네스 파니에 루나허는 "EU는 모든 회원국이 겨울용 천연가스를 충분히 비축해야 하며, 이를 통해 각국이 공유하기도 쉬워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스 가격이 너무 오를 경우 충분한 양의 가스를 구입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러시아 자원 대체방안, 미국과 캐나다 자원 수입 SOS 잇따라
때문에 EU는 가스 공급 다변화를 시급히 마련하고 있다. 유랙티브는 "지난 5월 EU는 월간 최고 LNG 수입기록을 경신했으며, 올해 이미 280억입방미터의 가스를 공급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EU와 미국은 유럽의 에너지 안보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캐나다 또한 유럽 에너지 자원 공급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캐나다 외무부 멜라니 졸리(Melanie Joly) 장관은 제9차 미주 정상회담에서 캐나다 동부 해안을 통해 석유와 천연가스를 유럽에 제공한다는 계획을 29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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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현재 전 세계 6위 규모의 천연가스 생산국이지만, 동부 해안에는 LNG 시설이 없다. 윌킨슨 장관이 밝힌 방안은 대서양 연안 뉴브런즈윅에 있는 스페인 에너지 기업인 렙솔(Repsol)의 LNG 시설과 캐나다 남동쪽 노바 스코시아(Nova Scotia) 골드보로(Goldboro)지역에 있는 캐나다 천연가스 회사인 피에리대 에너지(Pieridae Energy) LNG시설에서 속도를 내는 것을 골자로 한다.
졸리 장관은 “캐나다는 증산을 통해 심각한 에너지 현실에 마주한 유럽 우방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기후변화 이슈를 고려한 가운데 행동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독일과 스페인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에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Olaf Scholz)와 캐나다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 총리는 에너지 수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액화천연가스(LNG)를 캐나다의 동부 해안을 통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것을 선택지로 고려하는 것으로, 독일 정부 공식 사이트를 통해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유럽 내에서의 연대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유럽위원회는 7월 에너지 수요 삭감에 관한 제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수요 감축 계획에는 가스를 선제적으로 절약하기 위한 모범사례와 산업 부문의 수요 관리 지침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값싼 러시아산 석탄 수입, 2020년 대비 37% 증가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 정반대의 움직임도 있다. FT는 30일(현지시각) "불과 2년 전만 해도 야심찬 2060 탄소중립 목표로 인해 화석연료기업 및 석탄회사들은 매출 감소에 직면했지만, 러시아산 석탄을 전 세계가 혐오함으로써 오히려 중국이 풍부하고 저렴한 할인 가격으로 고품질 석탄을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파격적인 할인가로 자국의 석탄을 중국에 판매한다는 것이다. 고품질 러시아산 석탄은 보통 제철용으로 비축된 미국의 코킹 석탄(coking coal)에 비해 15%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는 중국 자체에서 채굴된 석탄보다 낮은 가격이라고 FT는 밝혔다.
지난 5월 러시아로부터의 석탄 수입은 2019년 혹은 2020년 대비 37% 증가했으며, 중국 정부는 기업들에게 국내 생산량 제한을 해제하고 석탄 생산량 및 매장량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 때문에 중국의 석탄에너지 회사들은 2019년 이후 영업마진을 대폭 확대했다는 게 FT의 분석이다.
중국은 유럽연합으로의 석탄 수출에서도 수익을 크게 내고 있다. 지난주 7월 EU에 수출된 석탄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중국의 대표 석탄발전사의 주가가 40% 이상 올랐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