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수소 생산·유통·저장 인프라 구축 및 핵심 수소 기술개발에 투자

국내 기업들의 수소 분야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픽사베이
국내 기업들의 수소 분야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픽사베이

국내 수소 분야에 대한 민간의 대규모 투자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대차, SK,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 주도로 설립된 수소 관련 민간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6일, 5000억원 규모의 수소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또한 민관협력 협약서를 체결해 눈길을 끌었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수소 밸류체인에 투자하는 국내 17개 기업이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만든 협의체다. 회원사 간 수소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해외 수소 기술·파트너와 공동으로 수소 관련 정책을 제안하는 등 수소 경제를 조기에 확산시키기 위해 지난해 9월 출범했다.

회원사는 현대차, SK, 포스코, 한화, 롯데, GS, 현대중공업, 두산, 효성, 코오롱, 삼성물산, 이수, 일진, E1, 고려아연, 세아철강, LG화학이다.

이번에 조성되는 수소펀드는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회원사 등 국내 기업과 외부 투자자의 출자 등을 통해 5000억원 규모로 이뤄지며, 10년간 운용한 후 청산된다. 모펀드 운용사인 미래에셋이 공동투자 파트너인 스톤피크(Stonepeak), 자펀드 운용사인 노앤파트너스(Noh&Partners)와 함께, 올해 말까지 투자자를 모집하고 자금을 매칭해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수소펀드로 국내외 수소 생산·유통·저장 인프라를 구축하고, 핵심 수소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 금융지원·상생협력·규제혁신 등 정책적 지원 강화할 것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수소펀드 조성을 위한 민관협력 협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민간의 수소 분야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금융지원 ▲상생협력 ▲규제혁신 등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지원은 무역보험공사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책 금융기관이 수소펀드가 투자하는 프로젝트와 기업에 금리 인하, 대출 확대 같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무역보험공사는 수소펀드가 투자하는 국내외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수소펀드로 투자받은 중소·중견 기업에 보험료 할인과 한도확대 등 지원을 강화한다. 산업은행은 수소펀드가 투자한 사업과 기업에 금리 우대 같은 금융지원을 한다. 수출입은행은 수소펀드가 투자하는 프로젝트와 기업의 기술개발, 시설투자 등에 대해 한도확대 같은 맞춤형 우대, 대출과 보증의 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상생협력과 관련해서는, 에너지 공공기관인 한국전력, 석유공사, 가스공사와 발전 6사인 한수원, 남동발전, 동서발전, 중부발전, 남부발전, 서부발전이 협력한다. 이들 기관은 중소·중견 기업의 연구개발(R&D)과 기술 사업화, 수요처 발굴 등을 지원하고, 신기술 개발과 관련된 규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완화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민간의 수소 분야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혁신은 정부가 직접 나설 예정이다. 산업부는 수소 프로젝트와 신기술 개발 관련 규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완화함으로써,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K, 현대차, 포스코, 한화, 두산, GS… 수소산업 투자에 적극적

현재 국내 수소 분야는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정부에서 수소 경제 육성을 위한 수소 법안이 의결되는 등 수소산업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기업들이 수소 경제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별 수소사업 추진 현황./임팩트온
국내 기업별 수소사업 추진 현황./임팩트온

수소산업 투자에 적극적인 기업은 SK가 대표적이다. SK는 SK E&S가 수소 생산·운반·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설계하고, SK이노베이션이 SK E&S에 부생 수소를 공급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액화 수소 생산 플랜트 구축과 함께, 액화 수소 충전소 인프라를 전국에 확충해 수소 사업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높이고자 한다.

현대차는 수소 전기차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수소 전기차 개발로 검증된 연료전지 시스템을 비자동차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수소 생산과 저장, 운송, 충전, 활용 등 전 밸류체인에서 유기적 협력을 진행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호주, 중동, 아시아 등 전략 지역을 중심으로 수소 사업을 진행한다. 2030년까지 50만 톤, 2050년까지 700만 톤의 수소를 생산·공급할 예정이다. 또, 2050년까지 철강 생산 과정을 고로 방식에서 수소환원 제철 방식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한화 역시 수소 분야에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한화는 한화솔루션의 케미칼·큐셀·첨단소재 부문,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임팩트 등이 수소 생산부터 유통·공급·활용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참여한다. 한화솔루션의 큐셀 부문이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하고, 이를 활용해 케미칼 부문이 그린 수소를 생산한다.

두산은 수소·암모니아 발전, 선박용 연료전지, 상용차 연료전지 시장 진입, 청정수소 생산 및 수소 유통 등 수소와 관련된 다양한 산업을 추진한다. 지난해 9월,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회사도 설립했다. 국내 수소산업에서 한발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다.

GS칼텍스는 연간 40만 톤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청정수소 생산부터 수입, 운송, 활용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친 사업을 준비 중이다. 향후 포집 기술로 만들어진 수소인 블루 수소와, 신재생에너지로 얻은 수소인 그린 수소를 확보해 탄소중립을 달성하려 한다.

롯데는 현재 국내 수소 유통량의 20% 이상을 공급한다. 암모니아의 경우 국내 유통의 70%를 공급하는 최대 공급자다. 앞으로 2025년까지 블루 수소 15만 톤을 공급해, 수소 사업 전반의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효성은 그린 수소 생산과 신재생에너지, 충전소 등 수소 사업 전 분야에서 기술을 축적했다. 2028년 액화 수소 연 3만9000톤, 탄소섬유 2만4000톤까지 생산을 늘리기 위해 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 ‘린데그룹’과 울산에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 수소 공장을 짓고 있다.

코오롱은 수소 사업의 밸류체인 전반을 고도화하는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텍, 코오롱플라스틱 등 그룹이 보유한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수소 생산부터 운송·저장, 발전 사업에 이르기까지 수소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LG화학도 수소산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LG화학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충남 대산 사업장에 연간 5만 톤 규모의 수소연료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수소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연간 약 14만 톤 수준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수소와 관련된 여러 분야 중 수소 운송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친환경 수소 선박 시대를 이끌 계획이다. 이산화탄소 운반선과 암모니아 운반선은 이미 개발을 완료했고, 현재 액화 수소 운반선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연간 20만 톤 규모의 그린 수소·암모니아 생산 공장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 한국전력, 한국서부발전과 함께,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키자드 산업단지에서 ‘페트롤린케미’와 그린 수소·암모니아 사업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수소 생산기지 건설에 참여한다. 산업부가 공모한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기지 구축 사업’에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전북도, 부안군, 전북테크노파크, 테크로스 워터앤에너지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서 수소 생산기지의 기본·상세 설계, 기자재 구매, 시공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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