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읽고, 직업 선택과 소비에 ESG와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는 소식이 자주 들린다.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는 '그린워싱 탐사대'라는 이름으로 ESG에 관한 모니터링을 하는 대학생 기자단을 꾸렸다. 임팩트온은 기후변화센터와 협력해 청년 기자단을 직접 멘토링하고, 이들이 작성한 기사를 보도한다. 

전지구적인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다양한 산업에서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할 수밖에 없는 석유 산업은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적극적으로 환경 친화적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정유 3사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탄소중립 전략을 살펴보았다./ 픽사베이
국내 정유 3사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탄소중립 전략을 살펴보았다./ 픽사베이

국내 정유사들, 어떻게 ESG를 실현하고 있을까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상위 세 곳의 정유사들은 매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표하며 ESG 경영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각 기업의 2021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분석하여 ESG 중 환경(E)를 중심으로 운영 현황을 확인했다.

 

SK 이노베이션

GS 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넷제로 전략

Net Zero Roadmap 실현을 위해 기후변화 대응 관련 다양한 활동을 전개

 

-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기회 요인 식별

- 기후 리스크 관리 모형을 개발하여 기후변화 대응 Framework 구축

- 폐배터리와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

- 친환경 원료 도입 및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 출시

- 해외로의 CCS 사업 성장 기반 구축

 

 

감축(Reduction)·대체(Replacement)·상쇄(Offset) 영역으로 구분된 전략

 

- 사업장 내 CCUS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공정에서 발생하는 CO2를 직접 감축

- 공정을 위해 사용하는 전기 등을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

- 친환경 활동이나 신사업 등을 통한 상쇄

RE Operation(친환경 공장 운영), RE Switch(친환경 연료 전환), RE Capture(친환경 탄소 포집 활용), RE Social(친환경 사회 활동)이라는 4가지 온실가스 감축 Lever를 활용

 

- 수소 공장 탄소 감축 사업 추진

- 블루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발전소 건설 추진

- 탈황석고와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건축 소재 생산

 

현재 감축 성과

- Scope 1, 2 배출량 2019년 대비 131만tCO2eq 감소

- Scope 3 배출량 2019년 대비 2,906만tCO2eq 감소

- Scope 1, 2 배출량 2019년 대비 40만tCO2eq 증가

- Scope 1, 2 배출량 2019년 대비 97만tCO2eq 증가

추후 감축 목표

2035년까지 Scope 1, 2 Net Zero 달성 및 2050년까지 Scope 3 배출량 90% 감축

Scope 3까지 관리 범위를 확대하여 적극적으로 탄소 감축 추진

2050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후변화 대응 기능 강화

 

SK이노베이션은 석유 사업 자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함께 시도하고 있다. 특히 넷제로(Net Zero) 달성을 위해 탄소 포집 및 저장(CCUS)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원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동일한 양을 포집하는 탄소중립 원유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폐배터리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친환경 에너지를 확산하는 등 다양한 친환경 사업을 수행하며 글로벌 대표 친환경 기업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SK 이노베이션에서 제시한 보고서는 2050년까지 Scope 3 배출량을 9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Scope 1은 기업의 화석 연료 사용 등으로 인한 직접 배출, Scope 2는 전기, 열 사용을 위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 Scope 3는 운반, 판매, 폐기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을 의미한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명확한 감축목표가 설정돼있지 않은 데 반해, SK이노베이션은 Scope 1과 2뿐만 아니라 Scope 3의 감축 목표치까지 제시돼있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총 12,956만 이산화탄소 환산톤(tCO2eq)으로 약 59만tCO2eq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였음을 밝혔다. 실제로 Scope 1과 2 배출량은 약 1,121만tCO2eq으로 2019년 대비 131만tCO2eq 줄었으며, Scope 3 배출량은 약 11,835만tCO2eq으로 2019년 대비 2,906만tCO2eq 줄었다.

 

SK이노베이션만 2050 감축 목표 제시,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구체적 목표 없어 

GS칼텍스 역시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GS 칼텍스는 사업장에서 CCUS 기술을 활용해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 있다. 수소사업을 통해 공정에 사용되는 전기를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여 탄소 배출을 간접적으로 줄여나가고 있기도 하다. 또한 국내 최초로 탄소중립 원유를 도입해 채굴할 때 발생되는 탄소량을 일반 원유 대비 약 40배 가량 낮췄다. 친환경 통합 브랜드인 ‘에너지플러스 에코(Energy Plus Eco)’를 론칭하는 등 친환경 신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GS 칼텍스에서 제시한 보고서는 위와 같은 전략들을 통해 Scope 1, 2 뿐만 아니라 Scope 3까지 관리 범위를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는 드러나 있지만, 감축 범위와 기한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되어 있지는 않다. 

GS칼텍스는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총 844만tCO2eq이라 밝혔다. 그 중 Scope 1 배출량은 약 655만tCO2eq으로 2019년 대비 19만tCO2eq 늘었으며, Scope 2 배출량은 약 190만tCO2eq으로 2019년 대비 21만tCO2eq 늘었다. 원단위 배출량은 전년 대비 유의한 감소를 보였으나, Scope 3 배출량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확한 배출량을 파악하기 어렵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경제와 관련된 기술에 집중하여 정유 사업에 블루수소 등 친환경 미래 사업을 접목하고 있다. 특히 블루 수소 산업을 핵심으로 내세워 정유 공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탄산가스, 탄산칼슘 등의 자원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발전 사업과 수소충전소 확대를 검토하고 있으며, 친환경 공장 운영 전환을 시행하려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에서 제시한 보고서에는 각 사업의 목표는 나와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을 얼마나 감축할 것인지에 대한 목표치는 나와 있지 않다. 특히 Scope 3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으며, 제시된 대응 전략들 역시 Scope 1, 2 감축에 집중돼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20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했으나,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916만tCO2eq으로 전년 대비 오히려 102만tCO2eq이 증가했음을 밝혔다. Scope 1 배출량은 약 765만tCO2eq으로 2019년 대비 75만tCO2eq 늘었으며, Scope 2 배출량은 약 151만tCO2eq으로 2019년 대비 22만tCO2eq 늘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결과는 이와 반대였다. 

 

정유사의 ESG, 핵심 키워드는 ‘탄소 중립’

세 기업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바로 탄소 중립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세 기업 모두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집중하고 수소, 전기를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2018년 UN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1.5℃ 특별보고서를 통해 지구의 기후시스템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2100년까지 기온 상승폭을 1.5℃로 제한해야 하며,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이상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을 달성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1년 10월에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을 통해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3월 25일부터 탄소중립기본법을 시행하고 ESG에 대한 기업 지원을 늘려 저탄소 산업과 기술 투자를 독려해왔다.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 아래에서 많은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성공했음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 Scope 3 배출량에 대한 명시가 부족하며,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눈에 띄게 이루어지지 않은 기업도 있다는 점이 ESG를 향한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주연 그린워싱 탐사대 청년기자 

이주연 청년기자는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전공에 재학중이며, 환경 오염 및 기후 위기 문제 해결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환경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부족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 생각하며, 다수를 대상으로 한 환경 의식 제고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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