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낭 드 드랑스 양수발전소의 내부 건설현장 모습/홈페이지
스위스의 낭 드 드랑스 양수발전소의 내부 건설현장 모습/홈페이지

스위스에 전기차 40만대를 충전할 수 있는 용량의 양수발전소가 들어선다고 로이터가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양수발전소란 높이가 차이나는 두 개의 저수지를 두고 전력이 남을 때는 아래쪽 저수지에서 위쪽 저수지로 물을 퍼올렸다가 전력이 많이 필요할 때 위쪽 저수지에 있는 댐을 가동해서 전력을 만드는 발전소다.

스위스의 양수발전소는 발레(Valais)주에 있는데 2008년 착공해서 올해 완공될 때까지 무려 14년이 걸렸다. 공사 과정에서 건축 자재 이송을 위해 알프스 산맥에 터널을 18㎞나 뚫기도 했다. 다음달 공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22억 스위스프랑(약 2조9000억원)이 소요된 양수발전소의 이름은 '낭 드 드랑스(Nant de Drance)'인데, 개발자들은 이 시설이 거대한 배터리처럼 작동한다고 말한다. 

 

발전용량이 국내 양양발전소의 9배 규모로 원전 9기에 맞먹어

이번에 완공된 스위스 양수발전소의 작동원리

에모손(Emosson) 저수지와 비외 에모손(Vieux Emosson) 저수지 사이의 지하 600m 동굴에 위치한 6개의 터빈은 900메가와트(MW)의 용량을 가지고 있어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펌프 저장 공장 중 하나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양양의 양수발전소가 100메가와트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규모다. 원전 9기에 필적한다. 

수요가 몰릴 때 낭 드 드랑스는 수력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그러나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소의 생산량이 수요를 초과해 남으면, 낭 드 드랑스는 잉여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기저발전에서 남는 전기를 이용해, 야간에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리는데 사용한다. 이렇게 되면, 전체적인 발전 효율도 높아질 뿐만 아니라, 기저발전인 원전이 고장나거나 전력계통에서 돌발적인 사고가 났을 때 대처가 가능해 전력 수급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 

낭 드 드랑스 양수발전소의 알랑 사우디에(Alain Sauthier) 이사는 "우리의 수익률은 매우 높다”며, “전체 사이클에서 약 80%의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고 로이터에 자랑했다.  
낭 드 드랑스 양수발전소는 펌프 모드에서 발전 모드로 전환하는 데 5분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초당 360입방미터에서 터빈을 통과하는 물의 양은 여름에 제네바를 통과하는 론(Rhone) 강의 물 흐름과 맞먹는다. 

 

에너지 저장용량은 20기가와트시

사우디에 이사는 "이 시설에 실제로 저장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은 20기가와트시(GWh) 정도로 어마어마하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또한 사우디에 이사는 "스위스뿐만 아니라 유럽 내 네트워크의 안정성과 유럽 내 공급의 안정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에 유럽 차원에서도 중요한 공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럽에선 현재 전쟁시와 같은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일 정도로, 러시아의 대유럽 에너지 송출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겨울까지 전력이 부족할 경우 스위스는 4시간 동안 계속되는 정전이 지역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스위스 전기회사 VSE 협회의 마이클 프랭크(Michael Frank) 이사는 스위스가 필요할 경우 전력 절약을 위해 점점 더 엄격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취할 계획이라고 지난달에 로이터에 말했다.  스위스는 극단적인 시나리오에서 전력 사용량을 최대 30%까지 절약하도록 약 3만개 기업에 명령할 수 있다. 최후의 수단으로 베른은 전력망의 일부를 폐쇄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을 연 양수발전소이기에 안팎에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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