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가뭄 등 자연재해로 인해 유럽 지역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독일에서는 라인 강 물이 줄면서 공급망에도 구멍이 뚫렸고, 프랑스에선 냉각수가 뜨거워지면서 원전 발전에 이상이 생겼다.
독일 연방 수로 및 해운청(German Federal Waterways and Shipping Administration)은 상품 선적의 주요 경유지로 알려진 독일 카브(Kaub) 강의 수심이 이번 주말까지 47cm로 떨어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수심이 밑으로 내려가면 배가 통과할 수 없게 되고, 연료부터 화학물질에 이르기까지 모든 재료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많은 것들이 변할 수 있다. 유통 비용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독일 라인강 사실상 폐쇄 위기
라인 강은 스위스에서 북해까지 약 1288km에 걸쳐 뻗어있는 강으로 난방유, 휘발유, 석탄 및 기타 상품의 배송 및 수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2018년 수심이 더 낮아졌을 때 JP 모건의 애널리스트들은 독일의 4분기 성장률이 0.4%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는 수로가 러시아발 에너지 공급 위기를 보상하는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에 수로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에너지 공급업체 EnBW AG는 “석탄을 싣는 선적은 사용 가능한 수가 적고, 사용할 수 있는 선박 역시 화물을 기존보다 적게 운반하고 있기 때문에 낮은 수위로 인한 제한을 받고 있다. 따라서 석탄의 운송 비용이 증가하면 석탄 발전소 운영 비용 역시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독일 연방 수문학 연구소(Germany’s Federal Institute for Hydrology) 대표 요르그 벨츠(Joerg Belz)는 “측정된 수위가 40cm 이하로 떨어지면 상품을 실은 바지선이 카브를 지나 항해하는 것이 비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라인 강의 수심은 이미 운송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낮아져 있다. 라인강을 이용해 석유 기반 연료를 수입하는 스위스는 비축량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유럽의 일부 연료 공급도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의 정유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FGE(Facts Global Energy)의 유럽 석유 분석가인 조시 폴즈(Josh Folds)는 “라인강 운송이 중단되고 철도 및 도로와 같은 대안의 운송 가격대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독일과 스위스가 경유, 디젤 재고를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배송 비용이 이미 통제 불능 상태라면서 스위스 바젤로 연료를 수송하는데 1톤에 204달러(약 26만5000원)이 든다고 전했다. 이는 3년 중 가장 높은 금액이며 몇 달 전 25달러(약 3만2500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9배 높은 것이다.
프랑스 EDF, 냉각수 가열 우려해 원전 2기 중단
한편, 프랑스 국영 전력공사 EDF는 지난 3일(현지시각), 론(Rhône) 강과 가론(Garonne) 강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폭염이 강의 온도를 높여 냉각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그 이유다.
이는 강 온도가 특정 임곗값에 도달하면 원자력 생산량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한다는 프랑스의 규정에 따른 것이다.
프랑스는 총 전기 에너지의 80%를 원자력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프랑스의 국영 전력공사인 EDF가 원자력 발전의 70%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DF는 이미 여러 차례 이런 상황을 맞았다. 생 알반(St. Alban) 공장을 비롯해 부제(Bugey), 트리스카탱(Tricastin), 블라예(Blayis) 및 골페슈(Golfech) 발전소 역시 임시 중단된 바 있다.
EDF는 여러 발전소가 유지 보수 및 점검을 위해 폐쇄되면서 올해 생산량이 30년 만에 가장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전 강국이자 전기 수출국이었던 프랑스는 영국을 비롯한 이웃 국가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 독일 화학회사, 러시아의 에너지 압박으로 공급망 붕괴 경고
- 글로벌 정유사들, 지금이 재생에너지기업 대규모 인수의 적기?
- 우크라이나 전쟁ㆍ투자자들의 우울증이 ESG 투자에 영향을 미친다?
- 유럽중앙은행, 기후 위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은행들 기후위기에 더 집중해야 할 것
- 알프스 빙하 붕괴로 6명 사망, 14명 실종돼...기후재앙, 현실화되고 있다
- 폭염, 기후위기와 명백한 연관 있다
- 스위스에 전기차 40만대 충전할 수 있는 용량의 양수발전소 완공
- 가뭄 극심한 미ㆍ유럽, 물 재무평가 이니셔티브(VWFI) 출범
- 방사성폐기물 처리 기술의 미래? 스타트업 큐리오
- 폭염과 가뭄에 전 세계 강 마른다…산업에 물 리스크 비상
- 가뭄으로 전기차 생산 제동 걸려.. 자동차 제조업체, 이번엔 물 부족
- 미국 차세대 소형모듈원전, 러시아산 우라늄 부족으로 적신호?
- ICMA, 홍수·허리케인 피해 입은 국가, 채무 상환 연기 가능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