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향후 10년 기후에 5000억 달러 규모 자금 투입 예측
비영리 단체인 책임광물 이니셔티브(RMI, Responsible Minerals Initiative)는 "세 가지 주요법안으로 미국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5000억달러(약 672조원) 이상을 지출할 것"이라고 지난 22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예측했다.
보고서에서 언급한 주요법안은 지난해 발표된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IJA), 이번 8월에 승인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CHIPS) 세 가지다. 세 법안은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후 관련 연구에 자금과 제조를 지원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명 반도체법으로 불리는 칩스(CHIPS) 법안은 18개월간의 협상 끝에 올해 7월 27일(현지시각) 미국 의회를 통과해 지난 9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인했다. 법안이 승인되면서 반도체 산업 내 제조, 연구개발, 인력개발에 연방정부의 자금이 투입된다. 특히 반도체 연구에 527억 달러(약 76조원)가 책정됐다.
BBBA(Build Back Better Act) 법안을 대신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가 통과되면서 칩스(CHIPS) 법안과 함께 미국 정부의 기후 관련 자금 투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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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향후 10년간 총 5140억달러(약 689조원)의 재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RMI의 분석에 따르면, IRA에서 3620억달러(약 487조원), IIJA에서 980억달러(약 131조원), CHIPS에서 540억달러(약 72조원)의 재정 소요가 예상된다. 농업과 토지 관련 지출은 분석에서 제외됐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라클란 캐리(Lachlan Carey)는 “법안들은 각자 집중하는 전략적 산업과 공급망의 생산을 가속하기 위해 고안된 도구”라며 “일관성 있는 녹색 산업 정책을 형성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예를 들면 CHIPS 법안은 새로운 배터리와 태양 전지 패널 효율화 등 과학 분야의 기후 노력에 자금을 대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혁신 가속 위한 '역대급' 자금 투입
향후 5년간 기후와 청정에너지에 대한 연방 정부의 지출규모는 1990년대와 2000년대의 약 15배, 최근 몇 년의 약 3배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미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RMI는 향후 투입될 자원이 미국의 환경, 일자리, 기술혁신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기술 채택 곡선 전반에서 기술혁신을 장려하고 민간 투자를 유도한다.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공급망에서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는 정책 구조를 만들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보고서는 2005년 대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40% 줄이고, 향후 10년 동안 3조5000억달러(약 4698조원)의 신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법안 간의 연계에 주목한다. RMI는 CHIPS 법안이 새로운 신재생에너지 혁신에 필요한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뇌’라면, IIJA 법안은 기술 진척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골격’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IRA는 시장의 투자를 이끄는 ‘엔진’에 비유했다.
3개 법안, 기술 혁신 단계별 연계
보고서는 자금 할당 영역보다 ‘자금이 할당되는 시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기후 변화의 영향은 기술의 종류와 비중에 달렸기 때문이다. 넷제로 달성을 위해서는 값싸면서, 풍부하고, 지속가능한 기술이 시장에 빠르게 도입돼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모든 신기술 전환은 일반적으로 단계별로 진행된다(기술의 S 커브). 보고서는 기술 전환 과정을 가속하려면 단계별 해결책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본다.
CHIPS 법안은 채택 곡선의 처음 두 단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초 에너지 연구와 첨단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후 단계는 IIJA 법안이 뒷받침한다. IIJA 법안은 주로 신재생에너지의 실증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으로 현실에 적용된 기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신속한 확장에 필요한 인프라를 지원한다.
이후에는 IRA가 세금 공제를 통해 기술의 채택과 시스템 통합을 가속하고 시장의 수요를 끌어올린다. RMI는 세 법안의 내용이 ‘수동적이고 방관하는 정부의 시대는 끝났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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